임대수익 비상 걸린 중소형 증권사

입력 2018-01-29 17:37
수정 2018-01-30 06:58
여의도 25시

3년 만에 공실률 10%대… 빈 사무실 늘어가는 여의도

증권사들 '탈여의도' 바람… LG계열사들은 마곡지구 이전

신축 빌딩들도 임대수요 가세
임차인 유치 '출혈경쟁' 확산


[ 윤정현 기자 ] 서울 여의도 지역 사무실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건물주인 일부 증권사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짭짤하게 챙겨온 임대 수익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29일 부동산서비스업체 신영에셋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여의도 사무실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오른 10.1%로 조사됐다. 서울 오피스빌딩 평균 공실률(9.4%)을 웃도는 수치다. 여의도 공실률이 10%대에 진입한 건 2014년 3분기 이후 3년여 만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 사무실이 집중돼 있는 동여의도 공실률 상승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 등 증권사의 ‘탈(脫)여의도’가 이어진 데다 지난해 국제금융센터(IFC)와 전국경제인연합회(FKI)회관에 입주해있던 LG 계열사들이 순차적으로 마곡지구 등으로 옮겨가면서 여의도 공실률이 높아졌다.

여기에 올 3월이면 여의도역 인근 27층짜리 교직원공제회 건물이 완공된다. 63빌딩에 가 있던 교직원공제회가 신사옥으로 돌아오고 현대증권과 합병으로 덩치가 커진 KB증권 등도 입주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LG트윈타워 옆에 69층, 53층 높이의 오피스빌딩 2개 동을 포함한 파크원이 들어선다. FKI회관 내 14개 층을 쓰던 LG CNS가 연초 빠져나가 임대 수익 확보에 비상이 걸린 전경련에서 임대료를 낮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차인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이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좋은 입지에 사옥을 보유해 쏠쏠한 임대 수익을 올려온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세입자로 들어 있던 대신증권이 명동으로 이전한 이후 신영증권 사옥 일부는 아직 공사 중이어서 제대로 임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2013년 공동 소유하던 여의도 건물을 800억원에 신영증권에 매각한 후 신영증권으로부터 건물을 임차해 사용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유화증권의 임대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무실 공급은 계속 늘고 있어 임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온 중소형 증권사들의 공실률 고민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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