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시장 노리는 정용진…이커머스 업계 "올 것이 왔다!"

입력 2018-01-26 11:17

신세계그룹이 마트와 백화점의 온라인 사업 부문을 합쳐 연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한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예정된 행보였다"라는 평가와 함께 "결국 올 것이 왔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연 거래액은 7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커머스 업체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사업만 하던 기업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으로 뛰어들면서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이 시장의 특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미 2016년 연초 임원회의에서 "이마트가 온라인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연초 신년사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온라인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의 '탈오프라인'화 행보는 기존 이커머스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많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10조원 기록을 목표로 내세웠는데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014년 출범한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쓱닷컴'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두자리수 성장세다.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이 각각 2조원대 후반, 1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3000억원 안팎이다.

신세계그룹이 당장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은 물류와 배송이다. 신세계는 이미 전국 150여개의 대형마트와 백화점 체인을 보유하면서 오프라인 거점을 갖고 있는 데다 다른 이커머스 기업과 달리 물류 체계도 완성돼 있다는 평가다.

배송에 강점이 있는 쿠팡의 경우 현재 초고속 배송인 로켓배송 가능 지역 20곳과 함께 전국 단위 물류를 실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투자금으로 가장 먼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배송에서 차별화를 이뤄내면 신세계는 오프라인에서 강점을 나타냈던 '신선식품' 상품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손도 대지 못했던 부분이 바로 신선식품 분야"라며 "신선식품은 매입부터 배송까지 기존 제품과는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가 우위를 나타낼 수 있다"고 봤다.

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경우에도 신선식품 배송사업만 10년을 시도한 끝에 '홀푸드'를 인수한 것처럼 일반 전자상거래 사업과 식품 배송사업은 완전히 다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과거와 달리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지 않아 5년 내 매출 10조원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중심이 이미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올만큼 쇼핑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에 맞출 수 있는 조직력, 상품 경쟁력, 가격 경쟁력이 필요한데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의 노하우를 신세계가 빠르게 따라잡진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 강화는 롯데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대형 유통사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의 경우 온라인 사업이 백화점(엘롯데), 마트(롯데마트몰), 슈퍼(롯데슈퍼몰), 롯데닷컴 등으로 분리돼 있다. 롯데 통합 멤버십인 엘롯데에 가입할 경우 전산 상으로만 공용해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당분간은 계열사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롯데닷컴을 중심으로 상품력을 키우는 등 온라인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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