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재질 금속으로 변화
도장 수요 급감 '매출 타격'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휘발성물질 없는 친환경도료… 불에 강한 내화페인트 개발
작년 하반기 영업익 상승세… 국내외 매출 5000억대 목표
[ 문혜정 기자 ]
“최근 3년간 마이너스 성장하는 동안 연구개발(R&D)에 매진했습니다. 그 성과가 제품 포트폴리오에 반영됐기 때문에 올해는 국내외에서 ‘재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오진수 삼화페인트공업 대표이사(부사장)는 25일 올해의 각오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이 회사가 공시한 영업(잠정)실적에 따르면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매출은 4880억원대로 전년보다 소폭 늘긴 했다. 그러나 영업이익(87억원)은 반토막 났다. 2014년과 비교하면 81%나 감소했다. 오 대표는 그러나 올해의 경영목표로 시장점유율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꼽았다. 국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으로 올해는 3년 만에 매출 5000억원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R&D 집중해 다양한 도료 개발
삼화페인트는 매출에서 휴대폰용 도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대로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3~4년 전부터 스마트폰 재질이 금속으로 바뀌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오 대표는 “생각한 것보다 휴대폰 시장이 급격히 변하면서 관련 실적이 나빠졌다”며 “소재산업은 전·후방 산업 영향을 많이 받는데 산업과 시장의 변화를 더 정확히 예측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1946년 설립된 삼화페인트는 창업 2세인 김장연 대표이사(사장)와 21년째 이 회사에 근무하는 전문경영인 오 대표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매출의 약 35%는 건축용 도료, 나머지 65%는 각종 공업용 도료가 차지한다.
실적이 뒷걸음치던 3년간 삼화페인트는 각종 기능성 도료를 개발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고 오 대표는 설명했다. 분체(가루)형과 내화(耐火) 도료가 대표적이다. 오 대표는 “작업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공업용 친환경 도료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친환경 도료는 물(용제)로 사용한 수성용이거나 열로 녹여 증착해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나오지 않는 분체형 코팅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는 두 종류 도료 모두에서 강점을 갖췄다.
삼화페인트는 다양한 내화 및 방염 도료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 두 시간까지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해주는 제품도 있다. 삼화페인트는 냉장고 등 가전을 제조하는 컬러강판인 PCM(pre coated metal)용 도료, 자동차 내외장재용 도료, 음료수 캔 등 포장용 패키징 도료 등을 모두 주력 제품으로 키웠다.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연구개발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매출(3분기 누적)의 3.9%를, 2016년엔 4.1%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단연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850여 명의 직원 중 연구인력은 250명이나 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
오 대표는 올해 국내시장 점유율을 현재 14~15% 수준에서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혼자 단일 제품으로 살아남는 시대는 지났다”며 “페인트 보호막을 붙이는 접착 기능이나 조색 기술 등을 확장해 시너지가 날 만한 수직 계열, 이종산업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진입장벽이 높아 보수용 도료에만 치중했지만 자동차용 제품군에선 작년부터 모 자동차회사의 중국 전략형 신차에 도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내화 도료는 초고층 건물이 많이 올라가는 중동과 러시아, 중남미 등 신흥국가를 대상으로 영업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작년 하반기(3~4분기)만 떼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0% 늘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올해엔 매출 5000억원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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