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장비도입 놓고 갈등
감전사고 줄이는 막대 장비
무게만 7㎏ 작업시간 늘어
전량수입 탓 비용도 부담
[ 이우상 기자 ]
한국전력이 모든 전기공사 안전을 위해 ‘스마트스틱’(사진) 사용을 의무화한 데 대해 한국전기공사협회가 장비 도입을 끝까지 거부하겠다고 맞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양측은 지난 23일 대전 유성구에서 공동으로 ‘스마트스틱 시연회’까지 열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스마트스틱은 감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한전이 다음달 1일 도입하기로 한 전기공사용 도구다. 2m 길이 막대 끝에 절단기 피박기 등 각종 장구를 달아 전류가 흐르는 전선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작업할 수 있도록 한 장비다. 본래 올초부터 한전이 발주하는 모든 전기공사에 사용토록 했으나 전기공사업계 반발로 도입이 한 달 연기됐다.
업계는 작업 편의성이 떨어지고 비용부담이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 전기공사업체 대표는 “길이 2m, 무게만 2.5㎏인데 그 끝에 장착하는 장비 무게가 5㎏이나 돼 정교한 작업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기협회 관계자는 “작업시간만 놓고 보면 3~4배는 더 오래 걸리는 데다 50~60대 현장 작업자가 많아 체력적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공사비(표준셈법)도 올리지 않으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해 2640만원(부가세 포함)에 이르는 장비 가격도 업체에는 부담이다.
한전은 오는 31일까지 협력업체 실사를 마칠 계획이다. 스마트스틱을 구매하고 작업기술을 갖춘 업체에만 고압배선작업을 발주하겠다는 것이다.
대전=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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