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반도체 시장 전망
SK하이닉스 "D램 20%·낸드 40% 수요 증가"
반도체 시장 '낙관적'
AI 등 대응 IDC 투자 늘며 서버·모바일 D램 성장 지속
낸드는 가격하락 전망과 달리 하반기 신제품 출시효과 기대
미세공정 전환 기간 길어져 올해도 공급 부족 계속될 듯
증권가 "하이닉스 올 영업익 작년보다 최대 20% 늘 듯"
[ 좌동욱 기자 ] SK하이닉스는 2016년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주력 제품인 D램 수요가 위축되면서 2016년 전체 D램 시장 매출이 10.6%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시절이었다. 이미 2015년 4분기 D램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 평균 대비 18% 하락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전체 D램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73.6% 커진 722억달러에 달했다. 2016년 4분기 때 전망치보다 263억달러(57%) 많은 액수다. 당시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에 사용되는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
반도체 수급 어떻게 될까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가 이뤄진 25일, 반도체 전문가와 투자 분석가들의 관심은 실적 수치보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이 연 ‘콘퍼런스콜’에 집중됐다.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가 내놓는 올해 시장 전망을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부터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올해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던 터였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올해도 견조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영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CFO)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비트성장률 기준 전년 대비 각각 20%, 40%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 증가율도 각각 20%와 40% 중반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요 예측은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 D램익스체인지 등의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공급 과잉이나 수급 불균형으로 올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취지로 시장 흐름을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애플과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모바일 D램에 미칠 영향에 대해 “(수요가 줄어든다고 해도) 다른 스마트폰이나 PC 쪽에서 줄어든 물량을 흡수할 수 있고 서버용 D램 수요도 여전히 강하다”며 “전체 D램 시장은 물론 모바일용 D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일축했다. 과거 PC, 그래픽용으로 한정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서버, 모바일 등으로 늘어나면서 완충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 올해보다 좋아질까
올해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을 내놨다. 김정태 낸드마케팅담당 상무는 “(최신 미세 공정인) 4세대 낸드플래시 판매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공급 부족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급격한 시장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하반기 모바일 등 신제품 판매 효과 등을 고려하면 공급이 다소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IHS마킷이 지난해 4분기 발표한 보고서에서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 가격이 올해 22.5%, 2019년 37.8%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제법 거리가 있는 전망이다.
인텔 중앙처리장치(CPU)의 보안 결함으로 서버 메모리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도 신중한 의견을 나타냈다. 김 상무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업체들이 보안 이슈 때문에 추가 투자를 중단 또는 지연하기보다는 버그를 자체 보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증가한 트래픽을 보완하기 위해 서버 메모리 수요가 20~30% 더 필요하다는 예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일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미세공정 기술 혁신으로 지난해 이상의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증권사도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0~20%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산하기 시작한 4세대 72단 3D 낸드플래시 비중이 전체 3D 낸드플래시의 50%를 넘어서면 수익성이 더 향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다만 내년 이후 반도체 경기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급이나 가격 전망을 6개월 이상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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