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한국 이어…반독점법 위반 혐의
[ 박상익 기자 ] 세계 최대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이 중국, 대만, 한국에 이어 유럽연합(EU)에서도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은 퀄컴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며 과징금 9억9700만유로(약 1조3000억원)를 부과했다.
퀄컴은 2011~2016년 애플을 비롯한 고객들이 인텔 등 경쟁 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막고 자사 통신칩만을 구입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집행위원회 경쟁·반독점 분과위원장은 “퀄컴은 애플이 경쟁사 칩을 사용하지 않도록 애플에 수십억달러를 건넸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한국과 중국, 대만에서 반독점 위반 혐의로 총 26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퀄컴이 통신칩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과징금 234억대만달러(약 8784억원)를 부과했다. 2016년 12월에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1조300억원을, 2015년엔 중국이 1조1600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이번 EU 결정은 미국과 중국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애플과 퀄컴의 소송전에서 애플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퀄컴과 애플은 특허 침해와 로열티 문제를 놓고 맞소송을 벌이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