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1호' 정세권 선생… 서울시, 기념사업 나서

입력 2018-01-24 20:07
[ 김진수/선한결 기자 ] 서울시가 건설·개발업계와 손잡고 ‘국내 최초의 디벨로퍼’로 불리는 기농 정세권 선생(1888~1965·사진) 기념사업을 벌인다. 디벨로퍼는 개발사업으로 토지·건물 가치를 높이는 부동산 사업가를 뜻한다.

서울시는 26일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국사편찬위원회, 종로구 등과 정세권 선생 기념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협력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24일 발표했다.

정 선생은 1888년 경남 고성의 농가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다. 1920년 국내 최초의 근대식 부동산개발회사인 ‘건양사’를 설립했다. 일제가 서울 곳곳에 일본식 주택을 건설하려 나서자 이에 맞서 서울 곳곳의 땅을 사들여 대규모 한옥 단지를 조성했다. 서울 가회동, 삼청동, 익선동 일대 북촌 한옥마을이 그가 만든 단지다. 서울 봉익동, 성북동, 혜화동, 창신동 등에도 근대식 한옥 단지를 조성했다. 이 중 일부는 지금도 인기 주거지역이자 관광지로 꼽힌다.

정 선생은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됐다. 당시 뚝섬 일대 사유지 약 11만5700㎡를 일제에 강탈당해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1990년엔 조선물산장려회 활동 등 독립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문주현 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정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국내 부동산 시장을 지킨 진정한 디벨로퍼”라며 “오늘날 도시재생의 방향을 잡고 디벨로퍼의 역할을 모색하는 데 좋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김진수/선한결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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