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사업재편 가속… OLED에 올 9조 쏟는다

입력 2018-01-23 19:21
수정 2018-01-24 07:28
중국 LCD 물량공세 맞서 3년내 OLED 20조 투자
"사업 비중 40%로 높일 것"

작년 영업이익 2조 첫 돌파
중국 대형 OLED 공장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가동


[ 고재연 기자 ]
LG디스플레이가 올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설비에 9조원을 투자한다. 사업구조를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발(發) LCD 공급 과잉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OLED에 총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OLED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려 중국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는 영업이익의 100%를 LCD에 의존하고 있다.

◆“LCD 공급과잉 지속”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7조7902억원, 영업이익 2조4616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4.9%와 87.7%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주춤했다. 매출은 7조1261억원으로 선전했지만 영업이익은 445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9043억원) 대비 95% 감소했다. 원화 강세에다 영업이익의 100%를 의존하고 있는 LCD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40인치 LCD 패널 평균가격은 지난해 1월 141달러에서 올해 1월 96달러로 약 32% 급락했다. BOE 등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생산설비를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을 떨어뜨렸다.

LCD 가격 하락세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BOE 외에도 차이나스타(CSOT),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이 10.5세대 LCD 설비를 올해 완공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신규 증설 물량은 LG디스플레이 전체 생산 물량의 절반에 달한다.


◆사업구조 개편 가속화

LG디스플레이는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상돈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올해는 미래 준비의 일환으로 대형 및 중소형 OLED 중심으로 9조원 내외를 투자해 사업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는 수년째 건전하고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유상증자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2020년까지 20조원 투자를 목표로 한 가운데 10조원은 대형 OLED 패널에, 나머지 10조원은 플라스틱 OLED에 투자한다. 김 부사장은 “월페이퍼, 크리스털사운드, 롤러블 등 OLED만의 차별화한 가치를 기대하는 수요가 앞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정부에서 허가받은 중국 광저우 대형 OLED 공장은 당초 계획대로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플라스틱 OLED에도 집중 투자해 폴더블 등 차세대 제품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파주에 건설 중인 중소형 플라스틱 OLED용 6세대 생산라인 E6는 올해 3분기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은 “OLED 부문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해 관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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