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선발대, 동해선 육로로 방북… 마식령호텔에 직통전화 설치

입력 2018-01-23 19:16
2박3일… 당국자 2년만에 방문
금강산 행사·스키 훈련장 살펴봐
마식령 '김정은 치적' 홍보장 우려


[ 이미아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와 강원 원산 마식령스키장(사진)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현장을 사전 점검할 우리 측 선발대가 23일 오전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했다.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한 선발대 12명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지난 뒤 10시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 육로를 통해 금강산 지역으로 넘어갔다. 동해선 육로가 열린 것은 2015년 10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2년3개월 만이며 우리 측 당국자의 방북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처음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 측 요청으로 북측이 마식령호텔에 직통전화를 설치해 남측상황실과 연결됐다”고 밝혔다. 우리 측 선발대는 금강산에서 1차 점검을 마친 뒤 마식령스키장으로 이동해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 두 종목 모두 훈련이 가능한지 점검할 예정이다.

마식령스키장은 북한이 미림승마클럽, 해당화관, 여명거리 등과 함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표적 치적으로 홍보하는 곳이다. 3000만달러(약 323억원)를 들여 2013년 12월 준공했으며 총길이 49.6㎞의 슬로프 12개를 갖췄다. 외국인전용 객실 250개와 북한 주민을 위한 객실 150개가 있는 호텔도 있다.

국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을 두고 “우리 정부가 왜 앞장서 김정은의 치적을 홍보해주느냐.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체제 선전의 장으로 한껏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우리 측에는 부담이다.

미국의 평창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지난 21일 북한 초청으로 자사 간판 앵커 레스터 홀트를 비롯한 제작진이 마식령스키장을 취재했다. 당초 NBC는 홀트의 진행으로 현지시간 기준 23일 서울에서 ‘나이틀리 뉴스(Nightly News)’를 생중계하기로 했지만 이를 취소했다. 마식령스키장 취재 영상도 이때 방영하기로 했으나 연기됐다. NBC 측은 이와 관련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