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재개발로 다양화 검토
[ 조수영 기자 ] 정부가 주택 재건축 시장을 겨냥해 재건축 기준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칼날을 빼들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비사업의 추동력이 약해지면서 건설사의 주요 먹거리인 도시정비사업이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16년 24조원 정도였던 정비사업 수주 시장은 지난해 25조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각 조합이 사업 속도를 높이면서 시공사 선정을 예상보다 앞당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대형 건설사 영업팀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제 예상 부담금이 나오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돌아섰다”며 “정책 변화가 있을 때까지 수주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영업전략을 수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인 재건축 사업장은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대치동 쌍용 1·2차, 송파구 문정동 136주택재건축 등이다.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 “재건축 부담금의 충격을 앞장서 맞을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주춤한 상황이다. 건설사들도 치열한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조합과 건설사 모두 정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상태여서 3월께나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은 비강남권, 재개발 사업장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재개발 사업지의 매력이 커지면서 한남3구역 등 한남뉴타운이 올해 가장 뜨거운 수주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랜드 파워와 안정감, 자금력을 앞세워 부산 대구 등 지방으로 진출해 당초 잡아놓았던 사업목표를 달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비시장에 갓 진출한 중견 건설사들은 재건축 시장 축소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가뜩이나 대형사들에 밀리는 상황에서 파이까지 줄면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대형사들이 사업에 난항을 겪어 손을 뗀 지방의 문제 사업장 등을 틈새시장으로 공략해 왔는데, 대형사들이 지방 사업장까지 손을 뻗친다면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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