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여관 방화 피의자 "성매매 요구 거절 홧김에"

입력 2018-01-20 17:01
20일 서울 종로구 여관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은 피의자가 여관 업주에게 성매매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말다툼을 벌인 뒤 홧김에 저지른 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검거된 피의자 유모(53)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성매매 생각이 났고, 그쪽 골목에 여관이 몰려 있다는 것을 알아 무작정 그곳으로 가 처음 보이는 여관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여관 업주에게 "여자를 불러달라"는 취지로 성매매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범행에 앞서 오전 2시6분 경찰에 전화를 걸어 "투숙을 거부당했다"고 신고했다.

이어 여관 업주도 2차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오전 2시9분 현장에 도착했으나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해 사안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술에 취해 있었지만 말이 통하는 상태였고, 출동 당시 여관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런 극단적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어 보여 자진 귀가조치로 종결했다"고 밝혔다.

이후 유씨는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온 뒤 오전 3시께 여관 문을 열고 들어가 1층 바닥에 뿌리고, 주머니에 있던 비닐 종류 물품에 불을 붙여 던졌다.

이 불로 투숙객 10명 중 5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유씨가 불을 지른 뒤 스스로 신고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씨에게는 방화나 주취폭력 전과는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추가로 확인한 뒤 현존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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