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좌동욱 기자 ]
한국 3위 가전업체인 동부대우전자가 이란 1위 가전업체인 엔텍합 컨소시엄에 팔린다. 전자업계에서 중동계 기업이 한국 대기업을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동부대우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19일 엔텍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엔텍합은 KTB PE, SBI인베스트먼트 등 FI들과 DB그룹(옛 동부그룹)이 보유한 동부대우 지분 100%를 900억원 미만에 인수한 뒤 최대 1000억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하겠다는 인수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엔 엔텍합의 국내 법인 역할을 하는 사일과 국내 PEF 운용사 웨일인베스트먼트가 포함됐다.
엔텍합 측이 제시한 인수가는 FI들의 구주 희망 매각가격 2000억원에 크게 못 미쳐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엔텍합이 막바지에 구주 인수 자금을 3개월 안에 내겠다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후문이다. 엔텍합은 핵심 쟁점이던 광주공장 고용 문제도 100% 승계를 약속했다. 엔텍합 측과 FI들은 이달 말까지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할 계획이다.
DB그룹은 2013년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사명을 동부대우전자로 바꾼 지 5년 만에 경영권을 넘기게 된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에 소폭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엔텍합은 1979년 설립된 이란 최대 가전업체로 지난해 매출 6400억여원을 올렸다. 화학과 철강사업 등도 영위하는 엔텍합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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