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눈' '템페스트' '수업'… 봄 재촉하는 연극 무대

입력 2018-01-18 18:41
수정 2018-01-19 07:05
연극계, 흥행성 입증된 명작으로 비수기 공략

내달 7일 개막 '3월의 눈'
80대 노부부 쓸쓸한 황혼 얘기
오현경·손숙 등 명배우 출동

연희단거리패 야심작 '수업'
사이코패스 폭력성 다뤄
이오네스코 作·이윤택 연출

셰익스피어 원작 '템페스트'
삼국유사 가락국 역사 접목
내달 1일부터 남산국악당서


[ 마지혜 기자 ] 2월은 공연계 비수기다. 떠들썩한 연말이 지나고 봄 행락철도 오기 전이어서 관람 수요가 적고 극단들도 봄 이후 본격적으로 내놓을 신작을 준비하는 데 힘을 쏟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립극단, 연희단거리패, 극단 목화 등 ‘국가대표급 극단’이 다음달 명작 레퍼토리 공연을 예고해 극장가에 뭉근한 불을 놓고 있다. 수년간 여러 차례 무대에 올리며 완성도를 높이고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인정받은 작품을 다시 선보이는 자리다.

국립극단은 다음달 7일부터 3월1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3월의 눈’을 올린다. 2011년 첫 공연 이후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매진 행렬을 이어간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다. 배삼식의 대본을 손진책이 연출한다. 손 연출은 이 작품을 “생성과 소멸에 대한 헌사”라고 소개했다.

한옥 한 채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노부부 ‘장오’와 ‘이순’의 이야기다. 한옥은 부부가 평생 일군 삶의 터전이자 마지막 재산이지만 부부는 손자를 위해 이를 팔고 떠나기로 한다. 부부의 일상은 평화롭기만 하다. 겨우내 묵은 문창호지를 새로 바를 준비를 하며 일상을 이어가고,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눈다. “섭섭헐 것두 없구, 억울헐 것두 없어. 이젠 집을 비워줄 때가 된 거야, 내주고 갈 때가 온 거지….” 3월의 눈 내리는 어느 날 장오는 집을 떠난다.

자극적인 내용이나 특별한 갈등 없이 배우들의 연기로만 담담하게 그려나가는 수묵화 같은 작품이다. 오현경과 손숙, 오영수와 정영숙 두 쌍의 원로배우가 장오와 이순을 번갈아 연기한다. 2만~5만원.

연희단거리패는 다음달 10~25일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수업’을 공연한다. 현대인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을 생리적 고통으로 극화하는 희곡들을 쓴 극작가 외젠 이오네스코 작품을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무대화한다. 2002년 국내 초연한 이후 2009년 이오네스코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공연되고 2012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국립극장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은 작품이다.

한 남교수와 여학생의 이야기다. 소통되지 않는 두 사람의 관계가 살인으로 파국을 맞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언어의 폭력성을 조명한다. ‘메소드 연기의 교과서’로 불리는 연희단거리패 배우장 이승헌이 광기를 뒤집어쓴 교수 역할을 한다. 배우 서혜주와 김아라나가 학생과 하녀 역을 맡아 극을 함께 꾸려간다. 전석 3만원.

극단 목화가 다음달 1~21일 필동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공연하는 ‘템페스트’는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좋은 음악극이다. 우리 연극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극작·연출가 오태석이 셰익스피어 원작 희곡의 뼈대에 삼국유사 속 가락국 역사 이야기를 결합하고 우리 말과 몸짓, 소리로 번안했다. 2010년 초연 이후 동아연극상 대상을 받고 영국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미국 뉴욕 라마마극장, 칠레 산티아고 아밀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으며 국내외에서 우수함을 인정받았다.

공상집단뚱딴지는 오세혁이 쓰고 문삼화가 연출한 ‘지상 최후의 농담’을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한다. 전쟁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의 비극적 아이러니를 그린다. 2015년 초연 이후 2016년 밀양연극제, 2017년 서울연극제에 초청받고 올해엔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로 네 번째 무대를 맞는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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