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윤 PNS디벨롭먼트 대표
2013년부터 34건 분양 마케팅
170여명 직영 조직 운영
브랜드 파워 약해도 '완판 행진'
2016년부터 직접 개발 나서
"소비자 욕구 누구보다 잘 파악
경쟁력 있는 상품 내놓겠다"
[ 이정선 기자 ]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비탄에 빠져 있던 2014년 4월. 당시 분양이 한창이던 마곡지구 오피스텔들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방문객이 뚝 끊긴 모델하우스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심리에 좌우되는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불가피한 일이었다. 분양 현장마다 비상이 걸렸지만 멀어진 관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힘찬건설이 분양한 ‘마곡 헤리움2차’는 달랐다. 계약률을 끌어올린 정도가 아니라 아예 ‘완판(完販)’이었다. 세월호 사건 후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이었다. 힘찬건설의 의뢰로 분양 마케팅을 진두지휘한 건 김종윤 PNS디벨롭먼트 대표(42)다. 김 대표는 오피스텔 업계에선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그의 손을 거친 현장마다 완판 신화를 써나가고 있어서다.
마곡 헤리움 2차 분양을 책임졌던 그에겐 필살기(必殺技)가 있었다. 주변 모델하우스에서 몇 달간 파리만 날리고 있을 무렵 그는 170여 명에 이르는 직영 조직을 가동해 속전속결로 판매를 끝냈다. 김 대표는 “대다수의 마케팅 업체들이 직영 조직을 두지 않고 외부 업체에 맡겨 비용을 절감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며 “이윤을 덜 남기더라도 모든 현장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직영 조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마케팅 마인드와 능력을 눈여겨본 힘찬건설은 이후 분양한 오피스텔 물량 대부분을 김 대표에게 맡겼다. 2015년 배곧 헤리움·동탄 헤리움, 2016년 부천 신중동 헤리움 메트로타워, 지난해 파주 야당 헤리움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친 완판 현장이다.
김 대표가 오피스텔 마케팅에 뛰어든 건 2006년부터다. 원래 프로 골퍼를 꿈꿨으나 입문(入門)이 여의치 않자 친구의 소개로 분양 마케팅 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생소한 분야인 데다 경쟁마저 치열해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고 모든 걸 스스로 깨우쳐야 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쾌활한 성격을 지닌 덕인지 다행히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비마다 주변의 도움도 잇따랐다. 분양 마케팅 업계에 몸담은 지 5년째인 2011년 그는 자신의 첫 회사(HY컴퍼니)를 설립했다. 이후 오피스텔,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 전문 분양 마케팅 회사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다. 그는 “프로 골퍼를 준비하던 시기 기업 대표 등과 라운딩하며 접한 경영 마인드와 대화 방식, 비즈니스 매너 등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그의 손을 거친 분양현장은 34건에 이른다. 매년 7건 안팎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고 있는 셈이다. 2016년 삼성물산의 강릉 ‘스카이베이’ 호텔, 하남 미사 롯데캐슬 스타 오피스텔 등의 분양도 그의 작품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분양한 모든 현장의 계약률은 최소 90%를 넘겼다”며 “브랜드나 지명도가 떨어지는 시행사가 분양하는 물건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6년부터는 직접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남 미사 ‘안강 프라이빗뷰’ 오피스 빌딩과 김포 구래 ‘럭스나인’ 오피스텔 등이 디벨로퍼로서의 처녀작들이다. 오는 3월에는 김포 구래에서 PNS디벨롭먼트의 첫 독자 브랜드 ‘아크라 시티’를 내세운 736실 규모의 오피스텔 분양에도 나선다. 수익형 부동산 분야의 1등 디벨로퍼가 그의 목표다.
자타가 공인하는 수익형 부동산 전문가인 김 대표는 현재 오피스텔 시장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그는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입지와 상품 경쟁력에 따라 시장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수년간의 마케팅 경험을 통해 수납공간, 편의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누구보다 잘 간파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을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이익만 극대화하는 한탕주의 상품은 내놓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개발업체만 득을 보고 분양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개발 행위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굳이 필요 없는 마감재 옵션 등은 제외해 계약자들이 월 5만~10만원이라도 더 받을 수 있도록 실속있고 합리적인 상품을 내놓아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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