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미완성 부분 모두 따져 공사비 지급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공사를 하던 중 공사가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공사계약이 해제되고 공사가 중단된 경우 그때까지 공사를 한 수급인이 받을 공사비를 어떻게 산정해야 할까. 이는 기성고 산정의 문제다.
대법원은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에 해제될 당시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돼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해서만 실효되고 수급인은 해제한 상태 그대로 그 공사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며,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공사물의 완성도나 기성고 등을 참작해 이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라고 했다.(대판 88다카4819 등)
최근 대법원은 기성고 산정 방법에 대해 “약정한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곱해 산정하되, 기성고 비율은 공사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한 시점, 즉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에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갈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로 산정해야 한다”고 해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기성 부분과 미완성 부분을 구별하지 않고, 전체 계약금액에서 미시공 부분의 계약금액을 빼는 방식으로 기성고를 산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17. 12. 28. 선고 2014다83890 판결)
이해의 편의를 위해 총 10억원의 공사비로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하다가 중단한 경우의 예를 들어보자. 법원에서 감정한 결과 ‘중단시까지의 실제 공사비’가 4억원, ‘미완성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드는 공사비’가 8억원이 나왔다면, 기성고 비율은 4/12(=4+8), 즉 33.333%이다. 이 기성고 비율에 총공사비를 곱하면 3억3333만원이 기성고로서 수급인이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참고로 미완성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드는 공사비는 공사중단 및 재개로 인해 상당액 증액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므로 공사중단 시점까지의 실제로 든 공사비만 감정해 기성고로 인정하거나, 감리가 제시하는 공정률에 총공사비를 곱한 금액으로 산정하거나, 감정도 없이 재량으로 대충의 비율을 정해 산정하면 위법하게 된다.
기성고 산정은 위 ‘기성고 산정 공식’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기성고 비율은 소송절차에서 법원에 감정을 신청해 산정된 결과만 법원이 인정함을 유의해야 한다.
김재권 < 법무법인 효현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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