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 전 부인 조심하라" 쿠슈너에 경고한 미국 정보당국

입력 2018-01-16 19:20
수정 2018-04-16 01:00
'중국계 스파이설' 웬디 덩
친분관계 있는 쿠슈너 부부
첩보전에 활용할 가능성


[ 뉴욕=김현석 기자 ] 미국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전 부인인 웬디 덩 머독(사진)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계인 웬디 덩이 중국의 이익을 위해 쿠슈너와 그의 부인 이방카와의 친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간 긴장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중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계 인사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들이 지난해 초 쿠슈너 고문에게 “웬디 덩이 중국을 위해 로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은 웬디 덩이 중국 정부가 1억달러를 대는 워싱턴DC 내 중국식 정원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의사당에서 약 8㎞ 떨어진 국립수목원에 들어설 이 정원엔 21m 높이의 백색탑이 포함돼 있다. 정보기관들은 이 탑이 감시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에서 태어난 웬디 덩은 1998년 예일대에서 유학한 뒤 머독의 뉴스코프 자회사인 홍콩 스타TV에서 일했다. 이곳에서 머독을 만나 1999년 결혼했다. 몇 년 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염문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때부터 중국계 스파이란 의심을 받아 왔다.

쿠슈너 부부와 웬디 덩은 오랫동안 교제해 왔다. 이방카는 2016년 웬디 덩과 크로아티아를 여행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웬디 덩도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파티에서 같이 찍은 사진들을 올렸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쿠슈너 부부가 중국 정부에 접촉 창구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WSJ는 “정보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관계된 사람을 활용해 미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우려한다”고 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