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국제유가
건설업계 영향은
[ 이해성 기자 ] 고유가는 건설업종에는 위기와 기회 두 가지 상반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건설 시장엔 장기적인 호재가 될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급등과 중동 산유국 공사 발주량은 2000년대 들어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높았다. 토목 건축 플랜트 전 부문에서 상관관계가 높게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들이 재정상태 호전에 따라 인프라 및 산업설비 발주를 늘렸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 실적은 유가 수준과 정확히 비례한다. 2013~2014년 각각 652억달러, 660억달러를 기록했던 해외수주액은 2015년 461억달러로 급감한 뒤 2016년 282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역시 290억달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2015년 이후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발주량이 함께 급감했기 때문이다.
유가상승이 수주로 이어지는 데는 시차가 있고, 셰일오일 증산 등 불확실성도 있어 플랜트 위주인 국내 업체의 해외건설 수주엔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플랜트는 이익률이 극도로 낮거나 상당부분 적자를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고부가가치 전방기술인 기획관리(PMC)나 기본설계(FEED) 기술이 국내 업계에 거의 없고 단순도급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급등세가 지속되면 국내 건설업계엔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공사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PVC마감재 새시 등 원유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자재 비용 상승에 따라 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는 분양가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골재 레미콘 등도 마찬가지다. 덤프트럭 굴삭기 타워크레인 등 중장비 사용료가 늘어나는 것도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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