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춘호 사진집에 담긴 '로큰롤 할배 한대수의 3년'

입력 2018-01-16 09:44


한국 포크락의 전설 가수 한대수(69)의 일상이 다큐멘터리 사진가 원춘호의 앵글속에 영원으로 기록되어 세상밖으로 나온다.

원춘호 사진집 <사람, 한대수>에는 초등학생 딸 양호의 교육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기 전 9개월, 최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공연차 1년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한 후 2개월간의 추가 기록들을 담은 보통사람 한대수의 일상이 담겼다.

한대수와 원춘호의 만남은 짧지만 강렬했다. 평소 한대수를 존경하고 팬이었던 원춘호가 직접 전화를 하며 인연을 만들었던 것. 유학이 흔하지 않던 시절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사진학교를 나오고 맨하탄에서 광고사진을 오래한 한대수에게 사진전 초대를 제안하면서부터 만남은 시작됐다.


아현동 포장마차에서 숱한 밤을 형님 동생하며 술 잔을 기울이고 음악과 사진과 인생을 이야기하며 우정을 나눴다.

마지막 경주공연, 미술관 투어, 정규앨범인 14집 녹음과 뮤지션들의 만남, 뉴욕 이삿짐을 꾸리며 공항 배웅까지 9개월간 일주일에 1-2회 만남을 갖으며 기록으로 담았다.

뉴욕으로 떠나간지 1주년이 되는 7월31일 책 출판을 준비하고 있던 중 예술의전당에서 <할리우드의 피터와 늑대> 공연을 위해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출판을 1달 미뤄서 발행한 것이다.

덕분에 후배가수 강산에 와의 만남을 비롯하여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어머니와 대면하는 감동의 모습들을 담을 수 있었다.


원춘호는 자연인 한대수의 참 모습을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의 숙달된 앵글로 밀착하며 가식이 없는 순수의 결정으로 담았다.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거리를 헤매다 들른 해장국집에서 거친 땀을 흘리며 식사를 하고 마을버스를 타는 한대수의 모습도 있다.

집에서는 요리사이자 늦게 얻은 딸 양호를 돌보는 아버지이며 딸바보인 한대수의 모습 속엔 록스타의 느낌은 없다. 사람 한대수만 있을 뿐이다.

원춘호는 “위대한 예술가 대부분이 그렇듯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한대수 만의 아우라가 있습니다. 존경과 사랑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이 없었으면 그를 담을 생각도 안했을 것입니다. 짧은 시간을 기록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것 또한 여운 아니겠어요? ” 라고 말했다.


또한 사진집에는 평소 인간적인 교류를 해온 사진가 배병우, 김아타, 고원재, 소설가 김훈, 가수 강산에 등 지인들의 애정어린 글들이 사진 사이사이에 들어있다. 주변인들의 시선을 통해 인간 한대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한편 원춘호는 스포츠 아티스트이자 서울 도심속 낡은 풍경을 스쳐 지나가듯 사라지는 기록으로 담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그동안 7번의 개인전과 3권의 작품집을 냈다. ESQUIRE, GQ, ARENA, ALLURE, MAXIM, VOGUE 등의 글로벌 라이센스 매거진과 협업하며 창의적인 비주얼을 만들어 냈고, 최근 발매한 한대수 정규앨범 14집 Creme De La Creme의 커버 사진을 촬영했다. 또한 매년 예술의전당에서 전 세계 사진가 100여명을 모아 펼치는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KIPF)을 기획하는 전시기획자이자 총감독이다.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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