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장 적고 겨울에는 열선히터까지… 가성비 높은 '한국형 카트' 잘 나갑니다"

입력 2018-01-15 17:42
수정 2018-01-16 05:15
골프 & 비즈 - 국산 골프 카트 리더 국제인터트레이드

"외국산에 안방 내주지 말자"
가격·성능 다 잡은 제품 목표
경쟁사 모르게 1년 비밀합숙
2009년 전동카트 국산화 결실
전자동 제어 '컨트롤박스'도 개발

안전성·수명·편의성 등 '호평'
국내 시판 8년만에 40% 점유


[ 이관우 기자 ] 국내 골프장은 무선 전동카트의 천국이다. 수동으로 운전하는 연료 엔진 카트 비중이 높은 미국, 일본 등 해외 골프장과는 시장 구조가 다르다. 소음이 적고, 리모컨 조작으로 코스를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전동카트를 ‘할 일이 많은’ 캐디는 물론 골프장 소유주들이 ‘고급스러움의 상징’으로 여기며 선호하기 때문이다. 연료 엔진 카트가 포화된 자국 시장을 제대로 뚫지 못한 해외 전동카트 제조사는 이런 한국 시장을 ‘틈새’로 여겨 파고들었다. 국내 골프장이 외국 전동카트 회사의 독무대가 된 배경이다. 하지만 이는 10여 년 전까지의 얘기다. 지금은 국내 기업들의 노력에 힘입어 국산과 외국산이 대략 반씩 차지하며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비밀캠프에서 합숙 개발 ‘고진감래’

국제인터트레이드(대표 이동현·사진)는 2010년 불모지이던 국산 카트 시장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114개 골프장에 6000여 대의 국산 카트를 공급하는 데 성공한 프런티어다. 국내 골프장 카트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 골프장 장비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살려 전기차 기술을 보유한 디와이(옛 동양기전)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산화 프로젝트를 가동해 얻어낸 결실이다. 이동현 대표는 “처음엔 카트 수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언제까지 외국산에 안방을 내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의무감처럼 남아 있었다”며 “1년간 합숙하며 임직원끼리 서로 독려하던 기억이 새롭다”고 말했다. 회사는 비밀캠프를 차려 경쟁제품 전부를 완전분해해 분석한 뒤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4년에는 ‘카트의 두뇌’로 불리는 컨트롤박스까지 국산화에 성공해 제품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이 회사의 신형 국산 카트 ‘에이프로(APRO)2’는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란 평가를 얻으면서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가격은 외국산의 80~90% 선이지만 성능과 안전성, 수명, 유지보수 편의성 등에서 우위를 점한 덕분이라고.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밀림현상이 적은 하이젠 엔진과 리튬전지 세계 1위인 삼성SDI 배터리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이 대표는 “같은 크기, 무게의 기존 납축배터리 대비 3~5배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며 “3시간 정도 충전하면 54홀을 연속 주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로 인한 비용 절감효과가 5년간 1억원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탑승자 편의 강화 가장 심혈”

가장 공들인 부분이 탑승자 편의다. 앞뒤 좌석에 모두 열선을 깔았고, 스마트폰 전용 충전기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이 대표는 “앞이 좁은 외국산과 달리 넓게 제작해 5인 플레이가 쉽도록 했다”고 말했다. 안전성도 한층 강화했다. 초음파 센서를 달아 전방 장애물이나 다른 골프 카트를 자동으로 감지해준다.

그럼에도 초기 시장 진입은 험난했다.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2년 동안 납품처는 20곳에 불과했다.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확산되는 데에는 5년 이상 걸렸다. 이 대표는 “골프장 구매 실무자들은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했지만 기존 외국제품에 익숙한 오너들의 인식을 깨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수명이 3년도 못 갈 것이란 경쟁회사의 평가절하를 깨고 초기 모델은 판매 9년차인 지금도 잘 운용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 대표는 창립 20주년인 올해 ‘제2창업의 해’를 선포하고 보유 주식(45%)의 절반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나눠줬다. 이 대표는 “지난 20년간 묵묵히 헌신해온 직원들에게 회사를 떠나기 전 뭔가 꼭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며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성남=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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