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통신·반도체에 스마트팩토리 기술 적용

입력 2018-01-15 17:35
수정 2018-01-16 10:21
SK텔레콤, 톱텍 인수 추진…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강화 '승부수'

작년 '매출 1조클럽' 가입한
삼성의 OLED 핵심 협력사

공장 자동화 기술 두루 적용
AI·IoT 분야 등 시너지 노려

지분 일부 또는 경영권 인수
인수방식은 다소 유동적

전자파 차단 부품 삼성에 공급
자회사 레몬 기대감도 한몫


[ 김병근/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15일 오후 3시51분

SK그룹이 톱텍 인수에 나선 건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장 자동화(FA)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톱텍이 보유한 공장 자동화 기술은 통신과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SK 계열사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톱텍, 공장 자동화 최강자

톱텍은 이재환 회장이 1992년 부산기계공고 동창인 방인복 사장과 함께 창업했다. 공장 자동화 설비 한우물을 파온 끝에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은 매출 1조158억원, 영업이익 1887억원이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연간(3926억원)의 2배, 영업이익은 전년 연간(420억원)의 4배를 넘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을 올렸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과 커버용 유리를 접합하는 라미네이션 장비 수요가 급증한 게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톱텍은 글로벌 OLED 패널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라미네이션 장비 분야 1위 협력사다. 20여 년 전 삼성전자의 브라운관 TV용 자동화설비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 삼성의 핵심 협력사로 입지를 굳혀왔다.

SK는 이 같은 자동화 기술력을 각각 통신과 반도체 사업을 하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앞서 가고 있는 SK텔레콤이 톱텍 인수에 성공하면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주도권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도 공정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SK그룹이 4000억~5000억원을 들여 경영권이 딸린 지분을 한꺼번에 사들이거나 2000억원을 먼저 투자한 뒤 3년 내 인수하는 방안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짜 자회사 레몬에도 눈독

톱텍의 100% 자회사로 나노소재 사업을 하는 레몬의 성장 잠재력도 인수 판단에 한몫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레몬은 지난해부터 나노섬유를 활용한 전자파 차폐 부품 ‘나노 폼 실드캔’을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8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톱텍이 7년여간 준비한 소재 사업이 지난해부터 본격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레몬의 나노소재 적용 분야는 IT를 넘어 화장품, 아웃도어 부문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나노소재 사업은 2차전지 분리막 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의 경쟁력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몬은 올해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10년 나노섬유 제조장비를 만들었지만 사는 곳이 적어 직접 나노섬유를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나노소재는 2차 가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실드캔, 방수 부품(벤트), 마스크팩, 의류 등 적용 대상이 무궁무진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자동화설비 외길을 걸어왔지만 26년째인 올해부터는 새로운 일을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김병근/정영효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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