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뉴타운 대장 아파트 시세 차이 1억원 수준
상반기 분양, 개발 완료되면 판도 변화 예상
서울 마포구 북아현뉴타운과 아현뉴타운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매매값은 1억원정도 차이 난다.
두 뉴타운은 과거 노후 이미지를 벗고 인기주거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각 뉴타운에서 연내 브랜드 아파트 분양이 예정된 데다 나머지 재개발 사업에도 탄력이 붙어 시장 분위기도 뜨겁다. 현재는 개발 속도가 빠른 아현뉴타운이 집값을 리드하는 분위기다.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2000년대 중반 2·3차 뉴타운 지정
북아현뉴타운과 아현뉴타운은 신촌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5분도 안되는 거리지만 행정구역 상 북아현뉴타운은 서대문구, 아현뉴타운은 마포구에 속한다. 먼저 개발이 시작된 곳은 아현뉴타운이다. 아현뉴타운은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선정됐다. 마포구 아현동 633번지 일원(아현동 염리동 공덕동 신공덕동 일대) 108만8094㎡에 자리잡고 있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1만8500가구가 들어선다.
북아현뉴타운은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89만㎡ 규모 부지에 1만2000여 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두 뉴타운의 면적을 합치면 200만㎡ 가까이 된다.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전체 면적(270만㎡) 보다 조금 적은 규모다.
과거 언덕에 낡고 오래된 소형 민가들이 모여있었다. 노후 단독·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어 '달동네'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아현뉴운과 북아현뉴타운이 차례로 뉴타운지구로 지정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2014년에는 아현고가차도가 철거하면서 미관과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서대문·종로·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로 빠르게 출퇴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의 명문 대학 캠퍼스와 홍대, 합정, 연남 상권 등이 가깝다. 최근 완공된 경의선 숲길도 멀지 않다.
입주단지 가운데 시세를 리드하는 아파트는 아현뉴타운 아현3구역에 들어선 '마포래미안푸르지오'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14년 입주한 이 단지 현재 전용 84㎡는 9억5500만~10억4500만원을 호가한다. 평균 시세는 10억원 수준으로 일대에서 가장 비싸다. 2017년 북아현 1-3구역에서 입주한 'e편한세상 신촌' 전용 84㎡ 시세가 평균 9억원으로 무섭게 추격 중이다. 이 아파트는 층과 타입에 따라 8억3000만~9억6500만원에 거래된다.
북아현뉴타운 '아현역 푸르지오(2015년 입주)'와 아현뉴타운 '공덕래미안5차(2011년 입주)'도 비슷한 수준에 거래된다. 각 아파트 전용 84㎡ 시세는 8억5000만원, 8억6000만원 선이다. '공덕래미안5차'가 1000만원 정도 앞선다. 올해 입주하는 아현뉴타운 '마포자이3차'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8억9000만원대에 실거래됐다.
◆ 아현뉴타운 ‘마래푸’ 시세 리드
아현뉴타운 단지들의 연식이 북아현뉴타운 아파트들에 비해 오래됐음에도 더 높은 값에 거래되는 것은 '마포구'라는 지역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마포구는 광화문, 여의도 등 오피스 밀집지역 접근성이 우수해 강북에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3.3㎡ 당 시세는 2261만원 수준으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8번째로 비싸다. 한강 이북지역에서는 용산구, 성동구 다음으로 높다. 브랜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며 지난해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집계에서도 마포구가 서초구(50대 1), 강남구(40대 1)에 이어 34대 1로 3위를 기록했다.
사업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는 점도 아현뉴타운이 북아현뉴타운을 압도하는 이유다. 아현뉴타운 내에서 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곳은 아현2구역, 아현3구역, 염리2구역, 염리3구역, 공덕5구역, 마포로6구역 등 6개 구역이다.
현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아현3구역), 공덕래미안5차(공덕5구역) 등 2개 구역이 이 입주를 완료했고 마포자이3차(염리2구역)도 오는 9월 집들이를 시작한다. 지난해 분양한 '공덕리더스뷰(마포로6구역)'에 이어 '마포그랑자이(염리3구역)'가 오는 3월 께 분양한다. 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이 함께 시공하는 아현2구역도 연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북아현뉴타운은 5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 중 '아현역푸르지오(북아현1-2구역)', 'e편한세상신촌(북아현1-3구역)'이 입주했다. '북아현 힐스테이트(북아현1-1구역)'가 연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북아현2구역', '북아현3구역' 등 2개 구역은 아직 사업시행인가 단계다.
◆ 상반기 분양 대전
올해는 아현뉴타운과 북아현뉴타운에서 각각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짓는 브랜드 아파트가 분양에 나선다. GS건설이 아현뉴타운 염리3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마포그랑자이'는 올해 강북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단지다. 3월께 1694가구 중 44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도보 5분 거리다.
현대건설이 북아현 1-1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북아현힐스테이트'도 내달 분양을 준비 중이다. 1226가구 중 345가구를 일반분양 한다. 이화여대 바로 옆에 들어서며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아현역을 이용할 수 있다.
아현 C공인 대표는 "재개발구역 내 노후아파트, 다세대·연립주택 매물은 평가액에 수억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며 "프리미엄은 북아현1-1구역 2억2000만~2억3000만원, 염리3구역 3억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수자들은 이름 써놓고 줄 서 있는데 매도 문의가 없어 매물이 나오자마자 팔리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 대장주 바뀌나
지금은 일명 '마래푸'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일대 시세를 리드하고 있지만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일선 중개업소와 이 지역 수요자들이 일대에서 가장 뛰어난 입지로 꼽는 곳은 북아현2구역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시공하게 될 이 곳은 충정로역을 도보권에 둔 2·5호선 더블 역세권 아파트다. 총 2274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다.
신촌 B공인 관계자는 "가격만 빼고 생각하면 나머지는 북아현2구역이 단연 돋보인다"며 "대형 시공사에 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현재 2-2구역 내 노후주택 매물에는 2억7000만~3억원대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아현동 C공인 관계자는 "사업성은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북아현 3구역이 가장 높지만 단지가 커서 동호수 별로 입지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모든 걸 고려했을 때 가장 인기가 높은 입지는 북아현 2구역"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있는 북아현2구역과 북아현3구역이 분양할 때 쯤엔 현재 입주를 완료한 아파트들은 입주 3~5년차를 맞는다. 새아파트 선호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새집인 북아현 뉴타운이 시세를 리드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마포구 프리미엄이 있다고 해도 마포구 내 노후 아파트는 북아현뉴타운의 새 아파트 가격을 따라갈수가 없다"면서 "아현뉴타운과 북아현뉴타운의 입지적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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