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린 '셀프 부양' 시대… 저축·투자부터 하고 소비를

입력 2018-01-14 15:23
높은 청년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선택받은 젊은 인재들은 입사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한 이들에게 새 고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숙제다. ‘30년 일하고 30년 노후’ 라는 생애주기가 일반적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100세 시대에 들어선 지금은 자산 관리를 치밀하게 계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8세에 직장에 들어간 사람들이 은퇴를 하는 시점은 30년쯤 후인 2050년께가 될 것이다. 그 시기 우리 사회는 고령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38.8%에 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젊은 세대가 은퇴하는 시점이 되면 소위 ‘셀프부양’ 시대가 도래해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된다는 뜻이다. 직장생활 기간 현재와 미래의 재무적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재무계획과 실천은 결혼 및 자녀출산과 양육, 자녀 학자금과 결혼, 은퇴에 이은 노후생활 등과 같은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정하고,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세밀하게 따져 지속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매월 급여 수준을 파악하고 이 돈을 용도에 따라 분류하는 일이다. 목적별로는 저축과 투자, 의료비(보험)와 연금, 고정비용, 비상 예비자금, 용돈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본인의 상황에 맞게 종류를 줄이거나 더 늘릴 수도 있다. 다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고, 반드시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계획이어야 한다.

분류가 끝나면 목적별로 통장을 다시 만들고 매월 급여통장(모계좌)에서 각각의 목적 통장에 자동이체 등록을 해야 한다. 목적별 자동이체 통장에서는 투자, 저축, 연금, 보험 등 최종 계좌로 이체함으로써 꾸준히 자산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직장생활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목돈으로는 결혼자금과 주택마련자금, 자동차 등 대형 소비재 마련자금 등과 자녀 대학 학자금 등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결혼자금이나 주택마련자금 등은 입사 후 결혼이나 주택마련 시기까지의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부모 등 가족의 도움과 은행 대출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일부 도움이나 차입금 등으로 해결하고, 차입금에 대해서는 규모에 따라 지속적으로 저축과 투자를 통해 상환해 나가야 한다. 저축과 투자의 핵심은 쓰고 남은 돈이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저축과 투자를 위한 지출을 하고 남은 여분이 있을 때 소비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은 의료비 조달 방안이다. 의료비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발생하지만 그 시기와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불확실성에 가장 효과적인 대비 수단이 ‘보험’이다. 구체적으로 일반적인 의료비 대책으로 ‘실비보험’과 가족을 지켜주는 ‘종신보험’, 한국인에게 발생 확률이 높은 3대 질병(암·뇌출혈·심근경색) 등에 대한 진단자금을 보장받는 ‘건강보험’ 등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저축과 투자 계획이다. 노후 대비라는 것은 막연하고도 추상적일 수 있다. 그 필요성을 빨리 깨닫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급여생활자에게 법적으로 보장되는 제도로는 첫 번째 국민연금과 두 번째 퇴직금(퇴직연금) 제도가 있다. 이 둘은 가입과 연금수령 방법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그다지 많지 않다. 퇴직 후의 생활을 보장할 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급여생활자는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 연금보험 등을 별도 가입해 연말정산 혜택(연금보험은 제외)과 노후 생활자금 확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월 급여 3개월분(외벌이) 또는 6개월분(맞벌이 가정)의 해당액을 비상예비자금으로 준비해 둘 것을 권한다.

이동연 농협세종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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