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가짜 '탄도미사일 경보' 발령…주민·관광객 대피 혼란

입력 2018-01-14 09:06
수정 2018-01-14 09:52
하와이주 하원의장 "공무원의 실수"


미국 하와이에서 가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가 발령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군과 하와이 주정부는 신속하게 '미사일 공습은 없다'고 정정 발표를 했지만 주민과 관광객들은 공포와 불안에 떨며 대피하기도 했다. 당국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13일 오전 8시 7분(하와이 현지시간)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하와이로 들어온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비상경보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았다.

▼ CNN, 가짜 '하와이 미사일' 경보 소동 보도


하지만 13분이 지난 뒤 하와이 주 정부 비상관리국(HEMA)은 "하와이에 대한 미사일 위협은 없다"고 긴급 발표했다.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도 뒤이어 트위터에 "잘못된 경보다. 당국에 확인한 결과 하와이로 들어오는 미사일은 없다고 확인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미 국방부와 태평양 사령부도 즉각 탄도미사일 위협이 없다고 발표했다.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하와이에 어떠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않았다"며 "경고문은 잘못 보내진 것"이라고 말했다.

주 하원의장인 스콧 사이키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45분 오보 발령 원인은 주 공무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당국과 언론이 불과 10여 분 만에 오경보 사실을 전했지만 주민과 관광객 등은 긴급히 대피했다.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프로골프(PGA) 소니 오픈에 참가한 선수들도 오경보에 놀라 황급히 대피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피더슨은 트위터에 "욕조의 매트리스 밑에는 아내와 배 속의 아기가 있다"며 "제발 이 폭탄 위협이 진짜가 아니게 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린제이 월터스 백악관 공보 담당은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오발령 사태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민주당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메이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연방상원 의원은 "오늘 경보는 거짓 경보였다.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는 발표되는 정보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하와이 주에서는 지난달 1일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주민대피 훈련이 처음으로 진행됐다. 주 정부 비상관리국이 주관한 이 훈련은 작년 11월 북한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이전에 기획된 것이지만, 화성-15형 미사일 발사로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하와이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