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란?…암호화폐 A to Z 설명서

입력 2018-01-13 10:08

비트코인은 아직까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인물이 만든 통화 시스템이다.

2008년 10월31일 오후 2시10분께 암호학 전문가들과 아마추어 등 수백 명이 사토시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사토시는 "저는 신뢰할 만한 제3자 중개인이 전혀 필요 없는 당사자 간 P2P(일대일)로 운영되는 새로운 전자 통화 시스템을 연구해오고 있다"라는 문구와 함께 9쪽짜리 보고서를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를 이메일에 담았다.

비트코인이 세장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사토시는 이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서명의 체인'이라고 설명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비트코인은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로 불린다.

나아가 정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의 부작용(인플레이션 등)에 맞서 개인 간 거래를 가능(커뮤니티 신뢰 기반)하게 해 탈중앙집중식 화폐의 성격을 갖는다. 일각에서 비트코인의 등장을 '혁명'으로 일컫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디지털화폐 가상화폐 암호화폐

사실상 현재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따로 없다. 다만 가상(virtual)과 디지털(digital)이란 말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가상화폐는 디지털화폐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모든 가상화폐가 디지털화폐인 것은 맞지만 디지털화폐가 모두 가상화폐는 아니다. 비트코인(bitcoin)과 같은 암호화폐(crypto currencies)는 다른 종류의 디지털화폐이나, 가상공간과 별도의 범주에 속한다.

암호화폐는 한 마디로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유효성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거래자끼리 신용을 쌓고, 그 가치가 블록체인을 통해 저장되고 유통되는 것이다.

가상화폐의 경우 디지털화폐(법정화폐 여부와 상관없이 전자적인 형태로 표시된 모든 화폐) 가운데 법정화폐 금액으로 표시되지 않은 화폐를 말한다. 인터넷 또는 모바일 쿠폰이나 항공사 마일리지, 금과 같은 자산에 의해 보증되는 화폐도 여기에 포함된다.

◆비트코인의 첫 결제…2010년 5월22일 '피자데이'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피자를 구매한 날이 2010년 5월22일이다. 비트코인 이용자들은 해마다 5월22일을 '피자 데이'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라스즐로 한예츠라는 비트코인 보유자가 피자 두 판을 배달시켜주면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나흘 만에 실제 거래에 성공한 것이다.

비트코인 도입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지난해 제도권 시장에 데뷔했다. 2017년 12월11일부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비트코인이 실제 돈으로 인정받은 지 7년 만에 암호화폐가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암호화폐 중 실생활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한 코인은 아직까지 비트코인이 유일하다.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받는 곳은 '코인맵'에 접속해 확인할 수 있고,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려는 자영업자들은 이 맵에 접속해 상점의 이름과 위치 등을 등록하면 된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비트코인으로 거래가 가능한 점포는 약 9760곳으로, 주로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 있다. 일본의 경우 암호화폐 결제 가능 점포 수는 지난해 4200여곳으로 2016년에 비해 5배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들

비트코인의 등장 이후 다양한 암호화폐들이 개발돼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를 '알트코인'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을 대안(alternative)한다는 뜻이다.

비트코인은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위에서 암호화된 최초의 무결점 신뢰 화폐다. 사토시가 쓴 비트코인 백서의 제목에는 'P2P 전자화폐 시스템'으로 정의된다.

이더리움은 알트코인 가운데 최강자로 불린다. 이더리움의 가장 큰 매력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서 확장성이다. 블록체인을 단순 화폐 교환에서 벗어나 계약서, SNS, 이메일, 전자투표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확대 적용시킨 주인공이다.

이더리움 백서에 나온 이더리움의 개발 목적은 분산애플리케이션(Dapp, 댑) 제작을 위한 프로토콜(컴퓨터 간 신호)을 만드는 것이다.

리플코인의 경우 구글이 투자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과 독일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코인 개발 등에 적극 참여한 데다 B2B 거래 등 금융기관 간 거래에 특화된 코인으로 평가받는다.

대시코인은 마스터노드(코인을 믹싱)가 특징인데 무더기 거래를 하나로 묶어 거래 기록을 감추는 기능을 갖고 있다. 제3자가 거래내역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은색코인'인 라이트코인은 2011년에 개발됐다. 비트코인보다 처리 속도 능력이 4배 빠르고, 비트코인의 대용 코인으로 가장 먼저 이름을 알렸다. 상점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일상생활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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