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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4 평택 한정판 싸게 해주면 구매할 생각이 있습니다."
20대 후반의 회사 후배 A씨는 지난 10일 "아우디 '평택항 재고' 할인판매 소식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티즌들이 지난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할인 시기를 그도 기다렸던 모양이다.
A씨는 "우리 세대들은 성능보단 브랜드 이름 값을 먼저 본다"며 "아우디는 젊은 층 선호도가 꽤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5만~6만㎞ 중고차를 사는 것보단 소금에 절여있는 차라도 차라리 20% 이상 싸게 구입이 가능하면 보증을 받을 수 있는 평택 에디션이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택은 자유다. "뭐하러 중고차가 돼 버린 아우디를 사려 하는냐"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취향은 누구나 다르니까.
아우디코리아가 디젤 스캔들 여파로 제때 팔지 못한 일명 '평택항 에디션'이라 불리는 악성재고(2900여 대)의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첫 물량은 2017년형 A7 140여 대로 2000만원 이상 싼 가격에 팔려나갔다. 아우디는 남은 물량 A4, A6, Q3, Q5 등에 대해서도 인증을 마치고 일반인 할인 또는 딜러 소진을 추진중이다.
온라인 포털에선 A7 완판 소식에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다수의 관심과 쟁점은 아우디 구매자를 바라보는 '호갱(어리숙한 소비자)' 여부에 쏠렸다.
대체로 "2016년식, 2017년식 아우디 중고차는 절대 사면 안된다", "스스로 호갱(호구 고객) 인증한거다" 등의 구매 반대 의견이 많았다. 반면 "능력되니깐 아우디 산거지, 능력 안되면 구매자를 비방하지 말라", "비공식적으론 최소 30% 할인 받았으니 구매한 것 아니겠냐" 등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우디는 한국에서 한 해 3만대씩 팔던 인기 브랜드다. 연간 판매의 10%도 안되는 물량 때문에 파격적인 가격에 일반인 판매를 감행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 위험이 크다. 사측이 남은 재고 물량에 대해 섣불리 할인에 나설 수 없는 이유다.
일각에선 2017년식 모델 가운데선 평택항에 온지 1년이 안된 차도 있으니 무조건 상태가 나쁘다고 평가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시각도 있다. 만일 문제가 있으면 타이어, 브레이크 디스크/패드, 와이퍼, 각종 오일류 등 소모품을 새 것으로 교체하면 운행하는데 별 무리 없이 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업계 전문가는 "재고 일부는 딜러사가 매입해 회사 업무용 차량, 전시장 시승용 차량 등으로 자체 소화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후 중고차 시장에 파는 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우디 평택 재고가 할인돼 팔리던, 추후 중고차로 유통되던 간에 시장에선 그 차를 구매하는 사람과 구매하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될 뿐이다. 아우디 구매자를 향한 찬반 논쟁은 불필요한 것이다.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과 선택은 자유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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