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부회장 "美 세탁기 공장 조기 가동·스마트폰은 고민"

입력 2018-01-11 11:26
수정 2018-01-11 14:08
미국 테네시 공장 가동시기, 2019년 2월→올 4분기로
스마트폰 사업, 출시시점·브랜드 등 검토 중



LG전자가 미국 정부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테네시주(州)에 건설 중인 현지 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서는 전략을 달리 가졌가겠다고 밝혔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세계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18'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조 부회장은 우선 테네시주 공장 건설의 가동을 원해 가동시기인 2019년 2월에서 올해 4분기 이내에 당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 내 유통업계 측과 만나보면 (세이프가드 조치로 인한) 공급 불안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공급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이를 위한 장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잇는 세탁기 공장을 조기 준공하는 데 이어 LG전자까지 공식적으로 조기 가동을 언급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시장의 동향도 주목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연간 120만대를 초과해 수입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3년간 저율관세할당량(TRQ)을 설정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달 4일 제출해 놓은 상태다.
또한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며 전략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V시리즈와 G시리즈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시기를 지금처럼 일정한 시차를 두고 하는 걸 변화시키는 것 등도 생각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시리즈 중 G시리즈가 G6를 마지막으로 단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출시될 예정이었던 G7이 브랜드나 전략을 달리 간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LG전자 또한 내부적으로 브랜드를 공모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올해는 LG전자가 사업을 시작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수익(收益)-성장(成長)-시장지배력(市場支配力) 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 기반의 성장(Profitable Growth)을 지속하고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주력 사업 수준으로 육성하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의 근간이 되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LG SIGNATURE)’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한 융복합 제품들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B2B 사업도 성장의 큰 축으로 삼고 주력 사업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그는 올해 3대 중점과제로는 △사업구조 고도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미래 기술과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융복합 시대 선도 △ 도전적이면서 젊고 생기 넘치는 조직문화 구축 등을 꼽았다.

조 부회장은 "도전적이면서 젊고 생기 넘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며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고 고객 가치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 생각을 틀을 바꾸는 과감한 시도들이 업무 현장에서 주도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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