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대출 받자'도 옛말…카뱅·케뱅 대출금리, 시중은행보다 높아

입력 2018-01-10 14:46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신용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이 낮은 금리를 무기로 대출 시장을 점령했지만 시중은행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88%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우리은행은 3.69%로 대출금리 집계가 가능한 18개 은행 중 금리가 가장 낮았다. KB국민은행(3.72%) NH농협은행(3.73%) 등도 카카오뱅크보다 평균 대출금리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훨씬 높은 4.89%를 기록했다. 18개 은행 가운데 케이뱅크보다 평균 대출금리가 높은 은행은 7곳에 불과했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간 저금리 싸움은 작년 7월 카카오뱅크 등장 이후 본격화됐다. 그러나 실상 8월 한 달을 제외하면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책정했다.

카카오뱅크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8월 3.60%→9월 3.54%→10월 3.56%→11월 3.70%로 서서히 올랐다. 케이뱅크는 8월 5.59%→9월 6.48%→10월 6.27%→11월 4.67%로 매달의 금리가 카카오뱅크보다 높았다. 금리 변동폭도 컸다.

시중은행 업계 1위인 KB국민은행은 8월 4.36%→9월 2.71%→10월 3.09%→11월 3.45%로 8월 한달을 제외하고는 카카오뱅크보다 평균 대출금리가 낮았다. 케이뱅크와 비교하면 모든 달의 금리가 낮았다.

지난해 신용대출은 인터넷은행의 출범 영향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작년 12월 말 은행의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은 195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조6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고, 일부 은행에서 저리 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해 기타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받기 전에 앞서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중은행보다 대출이 간편하다고 해서 섣불리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을 이용할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출을 손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넷은행이라고 해서 대출금리가 무조건 저렴한 것은 아니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주거래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등 여러 곳에서 금리를 비교할 것"을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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