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중국 DJI와 경쟁서 밀려
실적 부진에 감원 등 구조조정
삼성전자에 매각설도
[ 추가영 기자 ] 미국 액션캠 제조업체 고프로가 드론 사업을 접는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말 쇼핑 대목을 포함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친 데다 드론 시장에서까지 철수한다는 소식에 이날 주가는 6.56달러(8일 종가 기준)로 곤두박질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고프로의 주가 그래프가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볼 만한 ‘아찔한 낭떠러지’를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고프로의 액션캠은 주로 헬멧이나 핸들에 부착해 서핑이나 사이클, 스키 등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직접 촬영하는 데 사용하는 초소형 카메라다.
고프로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3억4000만달러(약 36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4억7210만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고프로는 1254명 직원을 1000명 규모로 줄이고, 드론 사업을 정리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고프로는 2016년 말 인력을 15% 줄인 데 이어 1년여 만에 20%를 감축하게 됐다. 드론은 재고만 처분하고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고프로는 드론 시장에 뛰어들어 동영상 공유 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자사 카메라를 장착한 첫 드론 ‘카르마’(사진)를 출시할 때부터 어려움에 부딪혔다. 세계 1위 드론 제조업체 중국 DJI와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 외에도 배터리 급속 방전 문제로 리콜 사태를 겪었다.
고프로는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이 연이어 내놓은 저가 액션캠에 시장을 뺏기면서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설상가상으로 구글도 지난해 웨어러블(착용형) 카메라를 내놨다. 고프로의 기업 가치는 2014년 한때 120억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8억달러(8일 기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프로가 매각 대상자를 찾기 위해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삼성전자와 DJI가 고프로 인수자로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