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주치의' 최인철 원장 "아이스하키가 진짜 동계올림픽의 꽃"

입력 2018-01-08 19:45
"경기규칙 알면 금방 빠져들 것"


[ 임유 기자 ] “아이스하키를 해본 덕에 선수들이 경기 중 어떻게 다쳤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경기 도중에 다친 선수를 넣어라 빼라 조언하는데 조마조마할 때가 많습니다.”

한국 아이스하키 남자 대표팀 주치의인 최인철 바른세상병원 원장(48·사진)은 “아이스하키를 잘 아는 의사가 경기를 지켜보면서 코치진이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알려줘야 효율적인 팀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장에 휴대용 초음파 기기를 가져가 부상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코치진의 판단을 돕고 있다.

최 원장은 아이스하키와 인연이 깊다. 2012년 고려대병원 정형외과 졸업생들이 구성한 아이스하키팀 ‘클럽풋’에서 선수로 활동하다 안양한라 아이스하키팀 요청으로 의무지원을 나갔다. 2016년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부터 대표팀 공식 주치의를 맡고 있다. 이전까지 아이스하키 대표팀엔 공식 주치의가 없었다.

주치의가 생기면서 선수들의 부상을 추적 관찰해 불필요한 진료를 받는 일이 줄었다. 최 원장은 “부상 이력을 알고 있어 선수들의 부상 정도와 회복 기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치의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는 “주치의가 후순위로 밀려 협회의 비용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장이 사비를 털어 돕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이 한 달가량 남은 요즘 최 원장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도핑이다. 대회 3주 전부터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약을 먹지 못하게 관리해야 한다. 국제대회 때는 주치의가 처방한 약만 복용하도록 통제한다. 선수들이 앓고 있는 질환 목록을 정리해 백지선 대표팀 감독에게 보고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다.

최 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하려면 국민이 알고 보는 대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 많은 국민이 동계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경기규칙 홍보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올림픽 개막 전 공익광고 등을 통해 간단한 규칙만 소개해도 아이스하키가 왜 동계올림픽의 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 원장이 꼽는 아이스하키의 매력은 ‘도전과 극복’이다. 그는 “선수들이 몸을 부딪치며 퍽을 쫓는 아이스하키는 도전하고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이라며 “스틱을 들고 링크에 나가는 모습은 칼을 든 전사처럼 당당해 보인다”고 했다. 대표팀을 향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최 원장은 “최근 남자 대표팀이 캐나다 등 강팀과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비록 게임은 졌지만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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