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비상장주식 등에 1억달러 투자
수업료·정부 보조금 줄어 재정난
[ 박상익 기자 ] 일본 명문 사학인 와세다대가 해외 비상장주식 등 고(高)리스크 금융상품 투자를 늘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와세다대는 올해부터 4~5년 동안 1억달러(약 1066억원)를 해외 자산에 투자한다. 이 금액은 2022년께 대학 운용자산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먼저 외국 여러 투자회사에 자금 운용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한다. 환금성이 낮아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르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인프라 및 부동산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현재 5%인 주식 투자 비중이 향후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와세다대가 원금 손실을 각오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수업료와 정부 보조금이 모두 줄어 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해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일본 사립대 중 자산 규모가 최고 수준인 와세다대는 60%를 채권 등 원금보장형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자산운용으로 거두는 수입도 이자가 대부분이다. 2016년도 운영수익은 23억엔(약 216억7000만원)이지만 대학의 사업 수입 총액에 비하면 2%에 불과하다.
다른 사립대도 와세다대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쟁 대학인 게이오기주쿠대 등 다른 학교는 아직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주류”라면서도 “와세다대가 투자 수익을 높이는 쪽으로 방침을 전환함에 따라 리스크를 감수하며 투자에 나서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