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00% 인수후 일부 임직원에 매각..MBO 방식 접목
한성기업, 수산업 집중위해 사업재편
WWG 반년 만에 M&A 3건 성과
≪이 기사는 01월08일(04: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공사(KIC) 출신 임원들이 만든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화이트웨일그룹(WWG)이 국내 게맛살 시장 1위 기업인 한성기업의 계열사 한성크린텍을 인수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WWG는 수처리 설비 전문기업인 한성크린텍 지분 100%를 약 300억원에 사들였다. 한성크린텍은 한성기업(38.18%)과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7.48%) 임 회장의 동생인 임범관 한성크린텍 대표(47.34%)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었다. WWG는 한성크린텍의 기존 임직원들에게 일부 지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영진 매수(MBO) 방식을 섞어 PEF인 WWG와 한성크린텍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성크린텍은 소수의 일본업체와 함께 반도체 및 전자산업의 초순수 수처리 공정기술을 보유한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615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올렸다.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동우화인캠 등이 고객회사다. 반도체 회사들이 생산라인 증설과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고 제약 디스플레이 제철 석유화학 업종의 초순수 공업용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성장전망이 밝은 산업으로 평가된다.
한성기업은 본업인 수산업 및 수산물 제조가공업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한성크린텍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크린텍을 제외하면 한성식품, 한성수산식품, 극동수산 등 한성기업의 계열사 5곳은 모두 수산업과 수산물가공업체다. 다른 계열사들과 시너지효과가 떨어지다보니 세계적인 기술력에 비해 성장세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제용 회장 등 WWG 경영진은 "충분한 자금을 투입하고 WWG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영업을 확장하면 한성크린텍을 세계적인 수처리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임범관 대표와 한성기업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맛살 크래미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한성기업은 내년이면 창업 60주년을 맞는 부산의 오래된 기업이다. 2009년 경쟁사인 사조그룹이 이 회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WWG는 지난해 7월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박제용 전 KIC 최고운영책임자(COO), 이기홍 전 KIC 전무 등 KIC 출신 임원들이 소설 ‘모비딕(백경)’에서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설립한 지 3개월 만에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프로젝트펀드(투자대상을 정하고 만든 PEF)를 만들었다. 지난 11월에는 유럽 최대 투자그룹 가운데 하나인 톱랜드그룹으로부터 영국 브리스톨시의 랜드마크 사무용빌딩인 하버사이드 오피스를 1400억원에 사들였다. 2007년 준공된 지상 5층, 지하 1층(연면적 1만6500㎡) 건물인 하버사이드 오피스는 로이드뱅킹그룹의 보험자회사인 스코티시 위도우와 15년간 임차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됐다.
작년 말에는 부산 소재 솔브레인저축은행 지분 100%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솔브레인저축은행은 자산순위 61위의 소형 저축은행이지만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법정최저치(7%)의 두배가 넘는 16.5%에 달한다. 안정성을 바탕으로 매년 40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펀드를 꾸린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세건의 투자이력(트랙레코드)을 쌓은 WWG는 올해부터 KIC의 전문성을 살려 글로벌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블라인드펀드(투자대상을 정하지 않고 만드는 PEF)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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