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내시경 검사, 너무 짧으면 병변 놓친다

입력 2018-01-05 16:53
서울성모병원 5년간 환자 분석
위암, 첫 내시경 땐 발견 못해

조기 치료땐 장기생존율 95%
"의료진, 세밀하게 살펴야"


[ 임락근 기자 ] 위내시경 검사를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병변을 발견하지 못해 위암을 뿌리 뽑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소속의 박재명 소화기내과 교수(사진 오른쪽)와 이한희 소화기내과 교수(왼쪽)가 이끄는 연구팀은 2007~2011년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위암 또는 위선종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시술받은 환자 110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병변을 모두 찾은 환자들은 그렇지 못한 환자들에 비해 평균 내시경 검사 시간이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서지컬 엔도스코피’ 지난해 10월호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1107명 중 2개 이상의 동시성 병변이 있는 환자는 190명(18.7%)이었다. 이 교수는 “위암은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생긴 염증에서 발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장기에 비해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병변이 생기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내시경 검사에서 동시성 병변을 놓쳐 위암이 뒤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10~14%는 첫 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후향적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을 내시경 절제술 시행 이전에 동시성 병변을 모두 찾은 그룹(완전검사군)과 동시성 병변의 일부를 절제술 후 1년 내 추적검사로 뒤늦게 발견해 치료가 늦어진 그룹(불완전검사군)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완전검사군의 평균 내시경 검사 시간은 6.5분이었던 데 비해 불완전검사군은 3.8분이었다. 이 교수는 “내시경 검사 시간이 짧을수록 병변을 찾는 데 실패했다는 증거”라며 “동시성 병변 중에는 평평한 모양이거나 크기가 작은 경우처럼 자세히 관찰해야만 발견할 수 있는 병변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는 시간을 6분 이상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위내시경 검사는 아직까지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의사들은 환자의 위에서 암 병변을 발견했을 때, 또 다른 병변이 다른 부위에 동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건강검진 차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들은 최소 3분 이상,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받은 환자들은 6분 이상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위암은 갑상샘암을 제치고 2015년 기준 국내 암 발생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내시경 검사 등 조기 검진 등을 통해 위암 환자들의 생존율은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인 암 사망 원인 중 3위에 해당한다.

박 교수는 “조기 위암은 수술 후 장기 생존율이 95% 이상일 정도로 높기 때문에 0~1병기 단계에서 암을 일찍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 위암 환자들은 개복을 해 위를 잘라내는 방법 대신 내시경을 이용해 환부만 기술적으로 도려내는 치료 또는 복강경 수술로 수술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위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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