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희양 폭행으로 '쇼크사' 가능성…국과수 중간 부검 소견
경찰, 준희양 친부·동거녀 '학대치사' 혐의 구속 송치
야산에 매장된 고준희(5)양이 폭행으로 쇼크사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중간 부검 소견 결과 외부 충격으로 인한 2차 쇼크사 가능성을 경찰에 통보했다.
중간 부검 결과 흉부 안쪽에 장기 손상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이 있고, 이를 방치하면 혈압이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8개월 전 야산에 매장돼 부패한 준희양 시신에서 출혈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준희양 친아버지 고모(37)씨는 경찰에서 "준희가 숨지기 전에 발목과 등을 여러 차례 밟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준희양 시신을 부검한 결과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려져 있었다.
전문가들은 장기 손상으로 인한 흉강 출혈이 있었다면 통상 목이 마르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호흡이 고르지 않은 증상을 보인다고 전했다.
준희양은 폭행을 당한 뒤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고씨에게 물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준희 양 사망 추정 전날인 지난해 4월 25일경 완주군 봉동읍 고 씨의 집에서 준희 양의 등을 발로 차고 밟는 등 수차례 폭행하는 학대 행위가 이어지면서 준희 양의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밤이 깊었지만 준희 양이 잠을 자지 않고 보챘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다. 당시 준희 양은 고 씨가 준희 양의 복숭아뼈를 밟은 뒤 치료를 하지 않아 피고름이 외부로 튈 정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준희 양은 걷지도 못하고 기어 다닐 수밖에 없었는데 등을 수차례 밟고 걷어찼고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준희 양의 친부 고씨는 전일 진행된 현장 검증에서 시신을 암매장하기는 했지만, 아이를 살해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폭행과 학대로 인해 숨진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확한 부검 감정서는 늦어도 오는 12일 이전에 나올 예정이다.
앞서 고씨와 동거녀는 집을 비운 사이 준희양이 사라졌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동거녀의 어머니와 고씨가 전북 군산에서 핸드폰이 동시에 포착된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에 준희양 암매장을 시인했다.
경찰은 준희 양의 친부와 동거녀에게 아동 학대 치사 혐의를, 동거녀의 어머니에게는 시신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넘길 계획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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