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자유 시장경제 흔들릴 수 있다"… JP "국민에게 개헌 설명 하나도 없다"

입력 2018-01-03 19:03
신년 맞아 예방한 홍준표에 '자문위 개헌안' 우려 전달


[ 박종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3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자문위원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개헌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고, 김 전 총리는 “국민 설득 과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개헌특위 자문위는 지난달 말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를 금지하고, 노동이사제·양심적 병역거부 등의 내용을 신설하는 것을 담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김 전 총리와 이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의 정치 원로들을 연이어 예방했다. 김 전 총리는 오전에 서울 장충동 자택을 찾아온 홍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를 접견하고 “국민을 먼저 설득시키고 개헌을 하면 좋겠는데 국민 설득이 잘 안 되는 모양”이라며 “국민에게 (개헌을 어떻게 하겠다는) 설명이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가 “올해 국회에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개헌 문제”라고 화두를 꺼낸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홍 대표가 “이 정부에서 하는 개헌이 (국가의) 근본 틀을 좌파 사회주의 체제로 만드는 방향”이라고 하자, 김 전 총리는 “세계는 다 옛날 것을 털어내고 과거를 다 털어내고 미래를 보고 가는데, 우리나라는 과거로 흐르는 것 같다. 남들(외국)이 버리는 생각을 자꾸 끄집어오려고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그의 서울 삼성동 집무실에서 홍 대표 일행을 맞이하고 개헌이 자유시장경제 가치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시장 가치는 국가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것인데 (개헌으로 인해) 그 정체성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며 “야당이 개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특히 자유민주주의 시장 가치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개헌 과정에서 중심을 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이 전했다.

최근 논란이 된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이뤄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에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