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0년2개월 만에 '800 고지' 재등정

입력 2018-01-02 17:37
수정 2018-01-03 06:38
금융위원장·거래소 이사장 "코스닥 활성화" 한목소리에…

새해 증시 첫날 코스닥 14P 상승

외국인 877억·개인 196억 순매수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 동반 강세

최종구 "세제·금융지원 확대"
정지원 "모험자본 육성이 최대과제"


[ 강영연/노유정 기자 ] 코스닥지수가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자본시장 리더들이 한목소리로 “2018년엔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게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올해 실적 개선세가 가파를 것이란 증권업계의 분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실적, 정책, 수급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당분간 코스닥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2개월 만에 800고지 등정

2일 코스닥지수는 14.03포인트(1.76%) 오른 812.45에 마감했다. 이는 2007년 10월15일(813.93) 이후 최고치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877억원, 19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업종 강세가 두드러졌다. 셀트리온(2.17%), 신라젠(9.63%), 티슈진(4.83%), 메디톡스(2.78%) 등 시가총액 상위권 바이오주들이 대거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의료기술, 뇌과학 등 바이오 분야 연구에 349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18년도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연구개발(R&D) 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한 게 코스닥 바이오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고위급 인사들이 코스닥시장 활성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 파생상품시상 개장식에 참석해 “코스닥시장에 참여하는 기업과 투자자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달 중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도 같은 행사에서 한국거래소의 올 한 해 최대 과제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정부의 핵심과제인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자본시장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코스닥시장이 모험자본 조달의 산실로 재탄생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개선주에 주목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세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96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올해 총 6조56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 추정치(4조7240억원)보다 39.05% 많은 금액이다. 이 같은 증가율 예상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올해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 15.1%)보다 높다.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이다. 휴대폰 부품업체 비에이치(95.74%), 인터플렉스(103.17%) 등과 바이오 기업인 뉴트리바이오텍(107.52%), 셀트리온헬스케어(54.33%) 등의 영업이익은 올해 작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소비 종목들의 선전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에스엠(209.44%), 클리오(142.35%)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는 작년에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엔터주, 화장품주 등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고평가 논란이 있는 바이오주도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접근해보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노유정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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