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47>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 장경영 기자 ]
알파고가 이세돌과 커제를 차례로 무너뜨린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다. AI는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화두다.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robot)과 자산관리 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다. AI 로봇이 고객의 자산을 알아서 관리해준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그렇다고 실제 로봇이 자산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정형화된 설문을 통해 자신의 투자성향을 비롯한 각종 데이터를 입력하면 거기에 맞춰 적정 투자 포트폴리오가 제시되고, 운용 및 자산 재배분 서비스까지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어느 정도 개입하느냐에 따라 발전 단계가 나뉜다. 미국 유럽 등에선 사람의 개입이 거의 없는 단계까지 이르렀지만 한국은 투자 포트폴리오 선정에 금융공학적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게 주류를 이루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업체가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이런 알고리즘을 적용한 펀드나 랩어카운트 등을 내놓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적용된 금융상품은 여러 장점이 있다. 금융회사 직원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맞춤형 자산 배분 전략을 짤 수 있다. 수수료도 기존 금융상품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필요한 최저 투자금 기준도 매우 낮다.
이런 장점 덕분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컨설팅회사 AT커니에 따르면 미국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매년 68%씩 성장해 2020년 2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단점도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 성향에 맞춰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이용해 분산투자를 한다. 이 때문에 상승장에서 다른 공격적인 투자방법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게 단점이 될 수 있다. 이세돌과 커제를 무너뜨린 AI니까 수익률도 높을 것이란 기대는 적절하지 않다. 시장의 상승 및 하락 위험에 대처하면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로보어드바이저 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금융투자협회가 성인 23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52.7%로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이 조사가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이용 의향이 있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려 할까. AT커니는 미국 소비자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가장 먼저 이용할 유형은 ‘선구자’로 전체 금융소비자 중 7% 정도다. 이들은 네 가지 유형 중 젊은 소비자가 가장 많고 위험 수용 성향이 강하며 투자 경험도 많다.
선구자에 이어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하는 유형은 ‘추종자’(26%)다. 선구자 다음으로 젊은 소비자가 많고, 초보 투자자가 상당수다. AT커니는 선구자와 추종자의 대부분이 2020년까지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 번째 유형은 ‘잠재적 추종자’(15%)로 추종자보다 평균 연령이 높다. 초보 투자자와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언젠가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원금 비보장형 상품 투자 경험부터 쌓아야 한다. 마지막 유형인 ‘무관심자’는 전체 금융소비자의 절반이 넘는다(52%). 대다수가 50대 이상이고 은퇴자도 많다. 위험 수용 성향이 약한 사람들이어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국내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펀드 정보에 대한 이해력이 높을수록 로보어드바이저 이용 의도가 높아진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투자 대상, 수수료, 보수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을수록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자산관리를 위해선 자신의 재무상황과 재무목표, 투자성향 등에 맞는 투자 수단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서비스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중위험·중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동향에 관심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골라내야 한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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