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정려원의 수상소감을 지적한 김성준 SBS 앵커의 발언에 대해 돌직구를 던졌다.
유아인은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왜 수많은 훌륭한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올라서면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고 김성준님께서 쓴 트윗을 봤다"라며 "수상소감을 훌륭하게 연기하는 연기자가 아니어서 답변드릴 자격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으나 SBS 시상식 방송의 수상자 역할을 해 본 사람으로서 몇 말씀 올린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시상식 방송은 큐시트와 대본을 가지고 진행된다. 하지만 수상소감은 연극이 아닙니다"라고 김성준 앵커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어 "시청자와 창작자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소중한 순간이다. 시상식 무대는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진심을 전하는 소중한 무대다"라며 "어쩌면 다들 재미없고 형식적인 연극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답안지에 정답을 쓰듯 답안지를 채점하듯이"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김성준님 당신의 소명을 스스로 잘 성찰해 보시기를 바란다. SBS 보도국 부장, SBS 보도국 앵커, SBS 청와대 출입기자인 당신은 연기자인지 직업인인지 앵무새인지 사람인지 그 직업이 어떠한 직업인지 이 시대는 어떠한 시대인지"라고 일갈했다.
또 "'유아인의 느끼하면서도 소름 돋는 수상소감'. 하하하. 2년 전 SBS에서 제가 했던 수상소감을 보고 느끼하셨다면 그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소름이 돋았다면 어째서 소름이 돋았는지 잘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느낌이고 당신의 소름입니다"라고 불쾌한 입장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연극 무대에 올라간 배우의 잘하는 연기를 보고 싶으시면 시상식 말고 공연장 찾으시기를 추천한다"라며 "SBS 뉴스 시청도 나쁘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김성준 앵커는 자신의 SNS에 "이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2년 전 유아인의 느끼하면서도 소름돋는 수상 소감은 없었네"라며 "정려원한테 기대를 걸었는데 생각보다 아니었다. 왜 수많은 훌륭한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올라서면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고 글을 게재했다.
논란이 일자 김 앵커는 "수상소감 가운데 성폭력에 대한 내용은 100% 공감한다. 그걸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연기로 유명한 정려원씨가 하는 말 치고는 좀 어색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정려원은 지난해 12월31일 진행된 '2017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마녀의 법정'으로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마녀의 법정'은 성범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감기처럼 만연하게 퍼저있지만 가해자가 드러나지 않는다. 드라마를 통해 성범죄, 성폭력에 대한 법이 강화돼 가해자들이 제대로된 처벌을 받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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