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다고 뜨거운 물을 확?… "차 유리 결빙 제거에 도움 안돼요"

입력 2017-12-29 16:49
Car & Joy

교통안전공단 '겨울철 차량관리법 시연회' 가보니

결빙 제거, 히터 켜는 게 가장 효과적
눈 오는 날 주차 땐 와이퍼 세워둬야
블랙박스 켜두면 배터리 성능 '뚝'


[ 김정훈 기자 ]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동절기엔 자동차 잔고장이 잦아진다. 아침 출근길에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앞유리와 와이퍼가 꽁꽁 얼어붙는 일도 생긴다. 겨울철 차량 관리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이럴 때 난처해질 수 있다. 이번주 카앤조이는 동절기 실외 주차 시 쉽게 발생하는 세 가지 상황(유리창 서리, 와이퍼 결빙, 배터리 방전)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서리 어떻게 없애나

경기 화성에 있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환경실험실. 영하 18도의 한기 가득한 실험실에 들어가니 쏘나타 차량 앞유리에 결빙이 생기도록 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실험실 온도는 지난해 12월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9도였다는 걸 감안했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공단 친환경연구처에서 일하는 손성호 선임연구원이 앞유리 결빙 제거 시연에 나섰다. 먼저 쏘나타 전면부의 서리를 제거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부었다. 앞유리가 금방 얼어붙어 시야 확보에 전혀 도움이 안됐다. 앞유리 결빙을 없애려고 뜨거운 물을 붓는 것은 잘못된 상식인 것. 손 연구원이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고 히터를 오랫동안 가동했더니 앞유리 서리가 서서히 제거됐다.

공단은 서리나 결빙이 생기면 당황하지 말고 히터를 가동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안호선 친환경연구처 부연구위원은 “겨울철 차량을 충분히 예열하지 않고 운행하면 또다시 앞유리에 서리가 생겨 시야 확보가 어려워진다”며 “영하권 기온에선 히터를 충분히 가동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실외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뒀다면 앞유리에 차량 덮개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서리 제거용품도 도움이 된다.

와이퍼 얼지 않게 하려면

눈이 오는 날 와이퍼를 세우지 않고 바깥에 장시간 차를 주차했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영하 18도 실험실에 들어간 손 연구원이 약 20초간 분무기를 이용해 물을 쏘나타 전면부에 뿌렸다. 와이퍼를 세워두지 않은 상태로 5분 정도 지났더니 와이퍼가 유리에 얼어붙는 현상이 발생했다. 앞유리에 낀 서리를 제거하기 위해 와이퍼를 작동했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손 연구원은 “눈이 올 때 실외에 주차했다면 와이퍼를 세워 얼어붙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 배터리 관리는

저온에서 블랙박스 사용 유무가 배터리 전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실험도 했다. 영하 18도 기온에서 12시간 주차된 실험용 차량(모하비)의 블랙박스를 장착했을 때와 안 했을 때 배터리 소모량을 측정했다. 같은 조건에서 블랙박스가 없는 차량의 배터리 전압은 11.5V로 나타났고 시동이 걸렸다. 반면 블랙박스가 켜진 경우 배터리 전압은 1.83V로 떨어지고 완전히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저온에서 블랙박스 사용이 많으면 배터리 성능도 나빠졌다. 실험을 진행한 류기현 친환경연구처장은 “겨울철 낮은 기온에서 블랙박스와 같은 상시 전원이 필요한 외부장치 사용은 배터리 성능을 급격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주기(평균 3~4년)도 짧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동이 안 걸린다고 배터리에 뜨거운 물을 붓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전압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시동을 걸어주는 자동배터리충전시스템을 별도로 장착하는 방법도 있다.

보험개발원이 접수한 최근 3년간(2014~2016년) 배터리 충전을 위한 긴급출동 건수를 보면 겨울철이 가장 많았다. 12월은 평균 928건, 1월은 875건으로 여름철인 6월(433건)과 7월(476건)보다 두 배 많았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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