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초연결 시대' 패권 노리는 삼성전자

입력 2017-12-28 17:05
모든 가전에 IoT 기능 탑재

'삼성커넥트'로 여는 스마트홈


[ 좌동욱 기자 ] 아침에 일어나 음식을 조리하면서 냉장고를 통해 음성으로 친구들에게 저녁 식사 초대 메시지를 보낸다. 회사에 출근한 뒤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안을 살펴보며 부족한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퇴근하면서 스마트워치에 “커밍홈 모드”라고 명령하면 청소기 에어컨 세탁기 실내조명 등이 저절로 작동해 저녁 식사에 어울리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 설치한 전시 공간 ‘삼성타운’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일이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과 정보기술(IT) 기기뿐 아니라 자동차 주택 등 삶에 관여된 모든 일상 기기가 인터넷으로 이어지는 ‘초연결’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CE)사업부는 이런 시대를 맞아 ‘시장과 소비자를 중심으로 경쟁의 판을 바꾸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른 어떤 IT 기업도 갖지 못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휴대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전자제품뿐 아니라 전자제품에 쓰이는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소재까지 제조하고 있어서다. 일반 생활에서 사용하는 IT·가전제품을 연결하고 제어하는 광범위한 기술력을 축적한 유일한 기업이다.

‘패밀리 허브’냉장고 통해 아침뉴스·날씨 확인

삼성전자는 이 같은 강점을 활용해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주방가전의 ‘허브(중심)’ 역할을 하는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통해 아침 뉴스와 날씨를 확인한다. 외부에서 냉장고 안 식재료를 확인할 수 있으며 냉장고에 음성 명령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요리법을 확인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 플렉스워시 세탁기, 무풍에어컨 등 삼성전자의 거의 모든 생활가전 제품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집밖에서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 파워봇은 내비게이션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실내 구조를 스스로 파악해 최적의 동선으로 청소를 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세부 목표도 마련했다. ‘스마트홈’ 시대를 주도할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첫째 소비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 서비스를 확보해야 하며, 둘째 다양한 IT·전자기기를 연결·제어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고, 셋째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의 외부 생태계와 연결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가전 전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적용해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한 기기 간 연결성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대한 음성명령만으로 집안에 있는 여러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음식 준비를 하다가 더러워진 주방에 로봇 청소기를 불러 청소시키거나 요리를 하면서 추천 세탁코스를 안내받아 세탁기를 작동시키고 세탁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이 냉장고에서 구현된다. 삼성전자는 개별 제품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에서 하나의 통합 앱(응용프로그램)인 ‘삼성커넥트’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형 원격 AS 서비스 확대

삼성전자는 IoT에 기반한 애프터서비스(AS) 기술 혁신도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커넥트와 연계된 인공지능형 원격 진단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현재는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한 AS 대상 제품의 정보와 분석 결과를 제공받아 원격 진단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통해 제품의 문제점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사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실외기에 이상 고온이 감지될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에게 실외기 주변을 점검하라는 경고를 보내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AS는 내년부터 원격 수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외부 생태계와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콘퍼런스(SDC) 2017’에서 ‘빅스비 2.0’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SDK는 회사 외부에 있는 제3의 개발자들이 빅스비 2.0과 같은 AI 플랫폼이나 운용시스템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모음이다. 빅스비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확산을 위해 빅스비 연관 기술과 플랫폼을 외부에 개방한 것이다.

아마존·구글과 AI 음성 서비스 협력

삼성전자는 AI 음성 서비스의 강력한 경쟁사인 아마존, 구글과도 협력하고 있다. 아마존의 음성 AI비서인 알렉사는 삼성전자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로봇 청소기 등과 연계돼 있다. 구글의 AI 음성 비서인 구글홈은 삼성전자 로봇청소기와 연동된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의 ‘누구’, KT의 ‘기가지니’ 등을 통해 삼성의 에어컨, 세탁기, 청소기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IoT 기기 확산을 위해 내년부터 출시되는 삼성전자 전 제품에 IoT 표준화 기구인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 규격도 적용하고 있다. OCF는 390여 개 회원사를 확보한 글로벌 최대 IoT 표준화 단체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스마트TV, 패밀리허브 냉장고, 에어컨 등에 대한 OCF 인증을 받았다. 세탁기 오븐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전 가전제품으로 인증을 확대할 방침이다. 2018년부터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가전 모든 제품엔 OCF 규격이 적용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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