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민국은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등 블록체인(공개거래장부)을 활용한 암호화폐 거래로 구석구석이 들썩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1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트코인을 사려는 수요를 '투기 과열'로 진단내리고 지난 13일 '가상통화 규제'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기도 했다. 그래도 비트코인 가격은 파죽지세로 오르는 중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밀어올리는 건 당연히 폭발적인 수요다. 이러한 수요는 정부가 설치해 놓은 해외 송금 규제(5만 달러 이상 용도 등 신고) 허들을 피하려는 목적 등이 더해져 시장가격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도입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제도권 시장에 데뷔했다. 지난 11일부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이젠 암호화폐도 '투기'가 아닌 '투자'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 디지털화폐와 가상화폐와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올해로 9년째다. 특히 글로벌 검색 기업인 구글의 트렌드 뉴스 검색에서 비트코인 검색 횟수가 금의 횟수를 뛰어넘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시장 규모도 2000억 달러를 넘었고, 이는 세계 20위권 국가의 통화량(M2)과 비슷한 규모다.
무시할 수 없는 덩치로 커버린 비트코인은 마침내 2017년 12월,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했다. 내년께 파생상품(비트코인 ETF)이 미국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라서 2018년은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되는 원년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는 한 마디로 탈중앙집중식 가상화폐다.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유효성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거래자끼리 신용을 쌓고, 그 가치가 블록체인을 통해 저장되고 유통된다.
가상화폐의 경우 디지털화폐(법정화폐 여부와 상관없이 전자적인 형태로 표시된 모든 화폐) 가운데 법정화폐 금액으로 표시되지 않은 화폐를 말한다. 인터넷 또는 모바일 쿠폰이나 항공사 마일리지, 금과 같은 자산에 의해 보증되는 화폐도 여기에 포함된다.
◆ 블록체인 1.0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2.0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모든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이다.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기술로 불리는 이 기술은 세계 경제포럼에서 '세상을 바꿀 21개 기술 중 하나'로 꼽혔다.
블록체인은 P2P(peer-to-peer) 방식의 완전한 공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네트워크 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를 암호화해 블록에 기록하며 체인처럼 이어가는 기술이다. 금융기관의 개입 없이 참여자들 간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고, 거래내역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마이닝(mining)을 통해 새로운 비트코인이 발행된다.
2년 전 등장한 또 다른 암호화폐 이더리움(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 가능하도록 구현된 기술로 블록체인 2.0으로 불린다.
이 기술 덕분에 이더리움 플랫폼 상에서 실행 가능한 분산화된 어플리케이션(DApp) 개발이 늘어나고 있고, 새로운 종류의 코인(토큰) 발행까지 가능해졌다.
◆ 암호화폐를 둘러싼 논쟁
◆ 식지 않는 비트코인의 인기와 미래
올 7월 미국이 증권법으로 ICO(Initial Coin Offering·암호화폐공개) 행위를 규제한데 이어 싱가포르(8월) 중국(9월) 홍콩(9월) 한국(9월) 등 잇따라 암호화폐를 단속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격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ICO란 비상장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 기업을 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ICO를 통해 초기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에는 은행을 통해 돈을 보내야 하고 물건을 결제하려면 카드사를 통해 거래해야 했다. 그런데 금융거래를 개인끼리(P2P)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비트코인이다.
이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개자 없이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면 세상을 혁신 시킬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고, 시장의 관심과 수요 그리고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점도 여기에 있다.
블록체인이 산업 전방위에 걸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거대 정보기술(IT)기업들도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CB 인사이트(CB Insights)에 따르면 블록체인 및 비트코인에 대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지난해 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에 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증가다.
EEA(Enterprise Ethereum Alliance)도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을 비즈니스 모델과 접목하려는 연합 프로젝트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JP모건 등이 참여한데 이어 삼성SDS가 동참했다.
블록체인은 나아가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초연결사회를 실현할 전망이다.
과거 웹(World Wide Web)이 IT 생태계를 뒤흔들었던 것처럼 블록체인 역시 지금의 중앙집중형 화폐 시스템 체제에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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