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 부동산시장 기지개
GTX B·C노선도 타당성 조사
4구역·동부청과시장엔 주상복합
청량리역 인근 집값 상승세
전농동 래미안, 반년 새 1.2억↑
광운대역세권·창동 개발도 순항
[ 조수영 기자 ]
서울의 대표적 낙후지역이던 동북권 부동산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역 거점 역할을 할 광운대, 창동, 청량리 역세권 도시재생사업이 속도를 내는 게 계기가 되고 있다. 이달 서울과 강릉을 86분 만에 연결하는 경강선 개통을 시작으로 분당선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통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대중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도 호재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기피시설이 랜드마크로 변신하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겹호재’ 맞은 청량리
청량리역은 서울 동북부 지역 관문이다.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경원선·경춘선·경의중앙선이 운행 중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상 부도심에 해당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반기까지만 해도 청량리 주변 부동산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지난해 동대문구 아파트값 상승률(2.39%)은 서울 평균(3.2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6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장 큰 호재는 이달 22일 개통한 경강선이다.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114분, 청량리역에서는 88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내년 8월에는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된다. GTX B, C 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이 노선이 확정되면 용산, 여의도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청량리역 주변 개발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청량리 588’로 불리던 청량리 4구역엔 주상복합(최고 65층) 호텔 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청량리 동부청과시장은 2021년까지 공동주택 1160가구를 포함해 최고 59층 주상복합 4개 동으로 재정비될 예정이다. 청량리 3구역, 7구역 등의 재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개발이 마무리되면 청량리역 주변에는 모두 3700여 가구의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 호재와 도시정비사업에 힘입어 부동산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청량리역과 접하고 있는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아파트 전용 84㎡는 최근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6월 실거래가(6억3000만원) 대비 1억2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분양권에 웃돈도 빠르게 붙고 있다.
H공인 관계자는 “청량리는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지역이었지만 최근 5개월 새 재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경강선 개통이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며 “청량리 롯데캐슬 노블레스 전용 84㎡ 분양권은 프리미엄이 2억원 이상 붙어 8억원까지 호가한다”고 말했다.
◆광운대 역세권·창동 개발 속도
동북권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노원구 월계동 일대 광운대 역세권 개발은 10월 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월계동 85의 7 일대 코레일 소유 철도와 물류시설 부지 및 국공유지를 주거·상업·공공용지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과 6호선 석계역이 지난다. 현대산업개발은 이곳에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3000가구 규모의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코레일과 사업협약을 맺는 대로 서울시 등과 사전협의를 거쳐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19년 이후 착공에 들어간다.
창동 일대 도시재생사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창동 일대를 동북권 창업·문화 산업기반 지역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창동 1의 9 일대를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로 조성하는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이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창동 일대를 동북권의 창업 및 문화산업 생태계 기반으로 구축하기 위한 1단계 선도사업이다.
수서고속철도(SRT) 연장선과 GTX C노선을 연계한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행을 맡아 최고 50층 높이 랜드마크로 개발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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