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주한미군 가족 철수… 아직 어떤 계획도 없어"
[ 양준영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사진)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김정은이 선수들을 죽이면서까지 전 세계를 상대로 싸움을 걸 정도로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에 있는 제82공수사단을 방문, 장병들을 상대로 한 연설과 대화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훼방할 가능성을 낮게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그는 미국 공화당 등 보수 진영 일각에서 거론한 ‘주한미군 가족 철수론’에 대해서도 “아직 그런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철수를 위한 어떤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다만 “단기간에 가족들을 바로 철수시킬 비상대응 계획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티스 장관은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며 군의 전쟁 대비태세를 주문했다. 그는 “강하고 준비된 군대가 뒷받침할 때 외교가 전쟁을 막을 가능성이 가장 커진다”며 “외교관들의 말에 권위와 힘이 실리는 유일한 길은 여러분이 준비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평화적으로 해결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면서도 “낙관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별로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매티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유류(油類) 제재를 한층 강화하는 제재결의안을 채택한 뒤 몇 시간이 안 돼 나온 것이다. 발언의 취지와 관련, AP통신은 “외교관들이 북핵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미군은 전쟁에 대비함으로써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도 T R 페렌바크의 저서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을 언급, 장병들에게 일독을 권하며 “준비태세가 돼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비에 대한 연구(A Study of Unpreparedness)’라는 부제로 1963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6·25전쟁 당시 미군 장교로 참전한 페렌바크가 초기 미군의 작전 실패와 어떻게 전쟁에 임했는지 등을 기록한 전쟁 역사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