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대외무역 의존, 장기적 성장에 도움 안돼"
전기·제약 등 9개 산업군
1971~2012년 시계열 분석
단기간 무역 늘어난다 해도
기술·생산성 향상 효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한정
[ 김은정 기자 ]
“높은 대외무역 의존도는 한국의 경제 성장이 그만큼 세계 경제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한 우려도 항상 있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신(新)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같이 높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장기적인 경제 성장 그리고 유망 산업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증분석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15회 한경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성균관대 성예지 씨(20·중어중문학과)와 송경주 씨(19·경제학과)는 22일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장기 시계열 연구를 처음 하면서 배운 게 많은데 큰 상까지 받아 멋진 연말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대외무역 의존도와 장기 경제 성장의 관계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주목받았다. 성균관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공모전까지 2년 연속 대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높은 대외무역의존, 단기 효과”
이들의 관심은 신수출유망산업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대외무역 의존도 간 관계였다. 신수출유망산업은 가공식료품, 제약, 전기기계, 과학기기, 항공기, 항공운송업, 금융업, 연구개발업, 방송미디어업 등 9개 산업군으로 한정했다.
먼저 신수출유망산업의 기술 진보를 의미하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도출했다. 그리고 대외무역 의존도와 상호 인과관계를 추정했다. 성씨는 “분석을 위해 1971년부터 2012년까지 시계열 자료를 활용했다”며 “공개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해 통계청 등에 자료를 적극 요청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경기 변동을 감안했을 때 한국의 높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경제의 취약점이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송씨는 “연구 결과 대외무역 의존도가 신수출유망산업의 총요소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한정됐다”며 “긍정적 영향이 나타난 기간 자체도 짧고 이후엔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그는 “무역 증가로 짧게는 산업 수익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확대됐다”면서도 “신수출유망산업은 기술 발전 정도가 아직 미흡해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그로 인한 타격은 기술 진보 증가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추정했다.
“신수출유망산업 키워야”
이들은 주력 수출 산업이 아직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앞으로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대외무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또 정부와 기업 차원의 신수출유망산업 육성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성균관대 경제 학술 동아리인 ‘다산금융반’에서 활동하면서 올초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국내외 경제에 관심이 많은 성씨는 경제 기자가 되는 게 꿈이다. 송씨는 전공을 살려 금융공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우수상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신영훈·신예지 씨(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변화에 대한 예측과 안정화를 위한 통화정책 방향)가 받았다.
서울여대 경제학과 양수정·서강대 경영학과 이형용(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의 자원개발과 진출 방법), 연세대 경제학과 안병욱(고령화사회 중고령자 부모 부양에서의 한국 성인 자녀 역할 분석),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정다운(블록체인 기반의 지식재산 가치관리 체계를 통한 IP금융 시장 활성화 방안 연구), 고려대 경제학과 강지혜·통계학과 하승표(신DTI에 대비한 규제 실증 분석) 씨는 가작을 받았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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