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고객사다. 메이저 정유사 엑손모빌과 쉘, 항공기 제조사 '빅2' 에어버스와 보잉, 스위스 신재생 에너지 기업 ABB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LG전자, LS산전 등 국내 대기업도 포함된다.
내년이면 창립 37주년을 맞는 글로벌 강소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의 이야기다. 이 회사는 오랜 업력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전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담아 두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의 ESS는 고밀도 배터리 셀을 대형 컨테이너에 집적한 형태로 신재생 에너지 저장용, 비상 전원 공급용, 계통 안정 주파수 조정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현재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 컨테이너형 ESS를 보급하고 있다.
유대연 에이스엔지니어링 공동대표는 '발로 뛰는 경영자'다. 그는 1년의 3분의1을 외국에서 지낼 만큼 해외 출장이 많다. 2012년 에이스엔지니어링에 온 후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것도 해외 고객사와의 미팅이었다. 그의 사무실 한 켠에 늘 미리 싸놓은 캐리어 가방이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그가 외국 고객사들을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업력에서 나오는 신뢰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1981년 설립돼 30년 넘게 컨테이너 사업 외길을 걸어왔다. 유 대표의 아버지이자 회사 공동대표인 유인선 설립자는 한국 컨테이너 제작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유 설립자는 1990년대 초반 6명의 엔지니어들과 팀을 꾸려 컨테이너 제조 기술을 해외에 전수한 일화로 유명하다.
유 대표는 "아버지께서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를 어떻게 더 끌어올릴 지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았다"며 2세 경영자로서 느꼈던 부담과 고충을 털어놨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컨테이너 제조 분야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특수 냉동용 컨테이너, 항공기 날개 운송용 컨테이너, 컨테이너형 ESS 등 새 먹거리를 발굴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ESS를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ESS 시장에서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한국전력에서 실시한 ‘주파수조정 프로젝트’에 3년 연속 컨테이너형 ESS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영하 60도 미만 초저온 냉동 컨테이너제조 기술도 이목을 끈다.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라인과 에이스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 초저온 냉동 컨테이너는 전세계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참치 운송에 쓰인다.
2009년부터 자체 개발해온 이동식 변전소 'E 하우스'도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전력공급이 필요한 플랜트 건설현장에서 별도의 변전시설건물을 짓지 않고 컨테이너 형태로 저렴하게 E하우스를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력설비 및 자동화 기술 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인 ABB와 협업을 통해 관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에 유 대표 특유의 영업력이 더해지면서 시너지가 났다. 유 대표는 입사 후 3년 만에 회사 매출을 3배 이상 성장시켰다. 2010년 당시 9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014년 350억원까지 불어났다.
유 대표는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과거 고객사 입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꼽는다. 그는 "에이스엔지니어링에 입사하기 전 한 물류기업 기획실에서 일했는데, 당시 그 회사 사람들과 함께 생각했던 것이나 겪었던 경험들이 현재 영업 활동의 큰 밑천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이스엔지니어링은 개별 고객의 수요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까지 맡아 완제품을 제공하는 게 강점이다. 다른 ESS 제조업체들의 경우 고객사가 가져온 설계도에 맞춰 제품을 납품하는 단순 조립 하청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2020년 매출 2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산업군에 제품을 적용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라인업을 개발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ESS 생산업체로 성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이서울 브랜드란
서울시와 SBA가 서울 소재 우수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서울시 홍보 슬로건 ‘하이 서울(Hi Seoul)’을 활용해 만들었다. 세계 10대 도시 서울의 브랜드 파워를 십분 활용하자는 취지다. SBA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업성과 기술성을 보유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을 주고, 다양한 마케팅 지원으로 이들 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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