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27~30일 '바른정당과 합당' 전 당원 찬반투표

입력 2017-12-21 20:28
당무위서 투표 실시 등 의결
안철수 "연내 투표 결과 발표"

통합 반대파 "당무위 의결은 불법"
전체 당원투표 보이콧하기로

유승민 "안철수 대표 결단 환영…양당 통합 협의 즉각 착수할 것"


[ 배정철/김소현 기자 ]
국민의당이 진통 끝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하기로 21일 결정했다. 호남 중진이 중심이 된 통합 반대파는 당무위원회 의결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전 당원 투표도 보이콧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무위를 개최해 전 당원 투표와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설치·구성, 선거관리 위탁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날 안철수 대표가 당대표직을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한 당원의 찬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전 당원 투표 시행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당무위는 재적 의원 75명 가운데 59명이 참석해 찬성 45명으로 ‘전 당원 투표 실시건’을 의결했다. 당무위 회의장 앞은 안 대표 지지자와 통합 반대파 간 고성과 몸싸움이 오갔다. 찬반 토론은 2시간을 훌쩍 넘겨 이어졌고 회의장 내부 상황을 기자들에게 전하는 의원들을 향해 상대방 측이 ‘물러나라’ ‘정신 차려라’는 구호를 퍼부었다.

안 대표는 당무위 회의에서 “중앙선관위가 관리하는 ‘케이보팅’을 통해 25만 당원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연내에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당원 투표 결과를 부정하면 당원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반대파는 당무위에서 전 당원 투표 실시 안건 처리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경환 의원은 “합당 문제는 당무위가 아니라 전당대회 권한인 만큼 당무위에서 합당과 관련된 의결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반대파는 전 당원 투표 보이콧과 전당대회 무산을 위한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27∼28일 통합 찬반을 묻는 케이보팅 온라인투표, 29∼30일 ARS 투표를 거쳐 31일 최종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을 향해 ‘오합지졸’이라고 평가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추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가 통합 밀어붙이기를 하는 것인데, 결국 국민들 앞에 한 당이라는 울타리로 총선 때 의미 있는 선전을 했지만 국민에 대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오합지졸 아니었나, (국민이) 대단히 실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형구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집권·여당 대표가 나서고 대변인이 브리핑할 정도로 이 사안에 간섭하고 싶다면 차라리 국민의당에 입당하라”며 “골목대장 운운을 시작으로 ‘분란 메이커’가 된 추 대표의 그릇으로는 다당제의 성장과 정착과정을 이해하기 힘든 게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국민의당의 양당 통합 제안과 관련, “안 대표와 국민의당 개혁 세력의 결단을 환영하고 대한민국 미래를 향한 개혁의 길을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린다”며 “교섭 창구를 정해 국민의당과 (양당 통합) 협의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안 대표가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미래를 위한 개혁 정치를 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대표는 오신환·정운천 의원에게 국민의당과의 교섭 창구 역할을 맡겼다. 그는 “국민의당에서도 공식적인 창구를 정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배정철/김소현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