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남자프로골프 '해갈' 나선 골프 마케팅 '큰손'
코리안투어 타이틀 스폰서 계약
'KB금융 챔피언스컵' 잠정 결정
"KLPGA투어 메이저대회 개최
노하우 살려 최고대회 만들 것"
[ 이관우 기자 ]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이 내년 5월 남자 프로골프대회를 연다. 규모가 영세한 국내 남자 프로 골프계로선 ‘가물에 단비’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회장 양휘부)와 KB금융그룹은 21일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KPGA 코리안투어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고 2019년까지 향후 2년간 대회 개최에 합의했다. KB금융그룹은 “남자골프 대회의 새로운 도약과 남녀 골프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회 명칭은 ‘KB금융 챔피언스컵’으로 잠정 결정됐다. 대회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총상금은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 첫 대회는 2018년 5월31일부터 6월3일까지 나흘간 펼쳐질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골프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한 곳이다. 2006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아마추어 유망주 발굴을 위한 ‘KB금융그룹배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도 열고 있다. 한 해에 남녀 프로 골프 대회와 아마추어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금융회사는 KB금융그룹이 유일하다.
남자 프로 골프와는 2011년 경남 김해시에 있는 정산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을 한 차례 후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윤종규 회장은 이날 스폰서 계약식 행사에서 “10년 넘게 한국 여자골프 메이저대회를 개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 창설하는 대회가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우리 남자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칠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휘부 회장은 “이번 대회가 팬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의 가슴에 깊이 각인될 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PGA는 올해 코리안 투어에서 총상금 139억5000만원을 걸고 19개 대회를 열었다. 13개 대회, 총상금 95억원이던 지난해에 비해 비약적으로 커진 규모다. 8개 대회(총상금 36억원)를 잇달아 개최한 카이도 시리즈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내년도엔 카이도 시리즈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여서 신규 후원사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협회는 이번 KB금융그룹의 가세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KPGA는 KB금융그룹 챔피언스컵 대회를 포함한 2018년도 전체 KPGA 코리안투어 일정을 오는 27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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