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이반트에 총 5400억원
[ 전예진 기자 ]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1상시험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 항체신약 ‘HL161BKN’을 5억250만달러(약 5400억원)에 미국 로이반트 사이언스에 기술수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국내 제약사의 기술수출 중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로이반트는 북미 중남미 유럽(EU)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HL161BKN 항체신약 사업권을 갖고 임상개발과 생산, 품목허가 및 판매를 독점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계약금 3000만달러와 연구비 2000만달러,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4억5250만달러 등 총 5억250만달러의 정액기술료를 받는다. 계약금은 일시 수령하고 연구비는 5년에 걸쳐 분할해 받는 조건이다. 치료제가 출시되면 매출에 따라 두 자릿수의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로이반트는 HL161BKN 개발을 위해 자가면역질환 전문 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하고 미국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국내에서 새로 개발된 항체신약 후보물질로는 첫 번째 기술수출 사례다. HL161BKN은 근무력증이나 천포창, 만성 혈소판감소증, 시신경척수염, 다발성신경증, 루푸스신염과 같은 중증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항체신약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항체는 병원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와 싸우지만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자가항체’라는 체내 항체 일부가 자기 자신을 공격한다. 이 같은 면역질환은 환자의 혈액을 밖으로 빼내 자가항체를 걸러낸 뒤 다시 넣어주는 혈장분리반출술이나 대량의 혈액에서 모은 항체 분자인 면역글로불린을 정맥으로 주입해 자가항체를 희석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런 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HL161BKN은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새로운 타깃에 도전하는 약물로 기존 정맥주사제와 달리 피하주사제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며 “계획대로 출시되면 세계적으로 연간 20억~30억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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