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부동산 시장… 서울 상승·지방 위축

입력 2017-12-20 16:51
공급 적고 수요 많은 서울, 집값 상승세 이어가고
경기 외곽·지방, 물량 폭탄으로 하락세 확산 전망
양도세 중과·新DTI 등 변수… 거래량은 줄어들 듯


[ 김진수 기자 ]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로 요약된다. 하지만 내년은 지역별로 차별화가 좀 더 심해질 것 같다. 이른바 ‘서울과 그 외 지역의 차별화’다.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이 제한적이고 수요는 많은 서울은 내년에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와 인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서울에서 멀수록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부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적용되고 4월부터 다주택자에게 양도세가 중과되는 등 시장 여건도 많이 달라진다. 하지만 역세권 등 입지가 뛰어나고 상품성이 좋은 신규 분양 단지에 청약이 몰리는 ‘청약 쏠림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

내년 4월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에게 양도세가 중과된다. 현행 기본세율(6~40%)보다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 높아진다. 다주택자는 또 3년 이상 보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10~30%를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하지 않는다. 내년 1월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분양권 전매 때 양도소득세도 강화된다. 현행 1년 이내 전매 때 50% 등 보유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했으나 내년부터 일괄적으로 50%를 부과한다.

신DTI(총부채상환비율)가 수도권과 투기지역 등에 적용된다. 기존 DTI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이자를 더해 연간소득으로 나누는 반면 신DTI는 모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대출 이자를 합쳐 연간소득으로 나눈다. 신DTI를 적용하면 기존 주택담보대출 원금까지 더해져 전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요건도 강화된다. 현행 수도권·광역시·세종시는 6억원이던 중도금 대출 규모를 내년 1월 내부 규정을 고쳐 5억원으로 낮출 방침이다. HUG와 주택금융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도 현행 90%에서 80%로 줄어들 전망이다. 건축물분양법도 새로 시행돼 내년 1월25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100실 이상 오피스텔은 사용 승인 후 1년 내 전매가 금지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또 분양물량 20% 범위 내에서 지역 거주자를 우선 선정해야 한다. 300실 이상 오피스텔은 청약 때 금융결제원 인터넷 시스템으로 공개 모집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적용된다. 개발이익의 3000만원 초과분에 대해 10~50%를 부담금으로 거둬들이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서울과 그 외 지역 차별화

전문가들은 서울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경기 외곽지역과 지방은 하락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대출·세금 규제 영향으로 거래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8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0.2%)이 올해(1.4%)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0.8% 상승하고 지방은 0.5%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내년 전국 집값이 3%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 넘게 상승하고, 지방은 1% 안팎의 오름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은 보합, 지방은 1.0% 떨어져 전국적으로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집값 급등이 국지적 버블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서울에서도 직주근접·소형·새 아파트를 공통점으로 둔 지역과 단지에서만 집값이 이상 급등을 보이고 있다”며 “대기업 직장인을 중심으로 구매 여력이 상승한 데다 저금리인 상황이어서 희소성을 지닌 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지만 수출이 둔화되는 시점에 국지적 과열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 연구위원은 “1~2년 내 주택을 매도할 계획이 있었던 투자자라면 양도세 가산세율이 강화되는 내년 4월 이전에 팔 가능성이 높고 이후엔 매도량이 급감할 것”이라며 “다주택자 수와 보유 주택 수를 고려하면 내년 기존 주택 매매 거래량은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가격은 대체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전국 전셋값이 올해 0.7% 상승에서 내년 보합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5% 뛴 수도권 전셋값은 내년에는 0.6%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44만 가구 준공(입주)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게 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분양시장 ‘쏠림 현상’ 심화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분양 물량(분양승인 물량)을 올해(34만가구)보다 26%가량 줄어든 25만여 가구로 추정했다. 부동산 마케팅업계에서는 매매시장과 비슷하게 분양시장도 서울과 인접 지역의 인기가 높고 지방은 청약 미달이 나오는 ‘경고향저(京高鄕低)’ 현상을 예상했다. 세종시 등 청약조정대상지역 등은 여전히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상 유성 대표는 “내년에도 수요가 많은 서울과 인접 지역은 청약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신혼부부나 30대 가구 등 실수요자가 주요 청약 계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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