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균의 차이나톡] 이젠 로봇이 선생님까지… 중국서 '가오카오' 가르치는 AI로봇 등장

입력 2017-12-20 10:53
수정 2017-12-20 10:58

가오카오(高考). 중국 정부가 시행하는 대학입학시험을 말합니다. 공식 이름은 ‘일반대학 입학 전국 통일시험’입니다.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 할 수 있지요. 가오카오는 매년 6월 초 이틀 동안 치러집니다. 올해 지원자 수는 940만명 정도입니다. 어느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지가 가오카오 성적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중국 부모들은 자녀가 가오카오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중국의 온라인 교육업체 이쉐교육이 학생들의 가오카오 준비를 돕는 인공지능(AI)로봇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로봇이 학생들의 가오카오 시험 점수를 높이는데 일반 교사보다 훨씬 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합니다.

지난 10월 허난성 정저우에서 지방교육감독청의 감독 아래 이 로봇과 17년 경력의 교사가 경쟁을 벌여다고 하는데요. 7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 테스트에서 이 로봇이 가르친 학생들이 인간 교사가 지도한 학생들보다 성적이 더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4일 동안 진행된 교육 결과 이 로봇이 가르친 학생들의 수학 점수는 평균 36.13점 오른 반면 인간 교사가 가르친 학생들의 점수는 평균 26.18점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이 로봇은 학생들의 약점을 찾아내서 이 부분을 집중 교육시켜 교육 효과를 높였다고 합니다.

이 로봇을 개발한 이쉐교육은 올해 2억7000만위안(약 44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현재 10만명 이상의 유료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1만위안 이상을 지불하는 사용자가 1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5만위안까지 지불한다고 합니다. 매출 총이익률은 80~90%에 이릅니다. 이 회사는 중국 전역에 2000곳의 교육센터를 개설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홍콩과 대만,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AI 분야에서 2025년 세계 1위에 올라선다는 ‘AI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최근 다양한 부문에서 AI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기술기업 아이플라이텍과 칭화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AI로봇 ‘샤오이’는 지난 8월 의사자격 시험을 치렀는데요. 지난달 합격자 발표에서 샤오이는 합격선인 360점을 훌쩍 뛰어넘은 456점을 받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지난 6월 진행된 가오카오에서는 중국의 한 회사가 만든 AI로봇이 수학 과목에 응시해 150점 만점에 105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AI가 수험생과 의사, 교사에 이어 어느 분야까지 진출할지 궁금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