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리포트] 신약후보물질 판교 109개 최다… 암 관련은 대덕이 36개로 1위

입력 2017-12-19 17:05
바이오리포트

바이오 클러스터 분석


정부는 2009년 충북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정책적으로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를 육성해왔다. 현재 산업적으로 가장 활성화돼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로는 송도 판교 대덕 오송 등 네 곳을 꼽을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2015년 국내바이오산업실태조사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들 네 곳 바이오 클러스터의 신약후보물질 수를 조사한 결과 판교가 109개로 가장 많았다. 대덕 86개, 송도 32개, 오송 18개 등의 순이었다. 임상 단계별로 보면 송도는 임상 3상까지 마치고 시판 전 단계인 사전허가신청에 들어간 후보물질이 15개로 다른 클러스터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판교, 보유 신약후보물질 가장 많아

신약후보물질이 가장 많은 판교는 전임상 단계가 39개이고, 후보물질 발견과 임상 2상에 있는 것이 18개, 임상 1상이 17개, 임상 3상이 11개로 나타났다. 사전허가신청 단계 후보물질은 4개였다. 판교에 상대적으로 많은 바이오 기업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코리아바이오파크가 2011년 완공되면서 30여 개 기업이 입주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는 104개 기업으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SK케미칼 SK바이오팜 삼양그룹 등이 판교에 자리를 잡았으며, 보툴리눔 톡신으로 유명한 메디톡스도 연구개발센터를 판교에 마련했다. 판교는 지리적으로 수도권에 있어 우수한 인력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또 바이오기업뿐 아니라 투자회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다양한 기업이 많아 사업 협력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판교 다음으로 많은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대덕은 연구소 중심의 클러스터다. 후보물질 발견과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이 58개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덕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안에 한국생명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소와 기업부설 연구소, KAIST 등이 있어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데 좋다.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의 한국 연구개발센터도 이런 점 때문에 KAIST 인근에 자리 잡았다.

송도에 사전허가신청 단계 후보물질이 많은 것은 세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있기 때문이다.

산·학·연·관이 모여 조성된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신약후보물질은 전임상 단계가 7개로 가장 많았다. 오송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 바이오 관련 6대 국책기관이 있고 연구지원 및 생산 시설을 갖췄다.

◆암 연구 활발… 전체의 28%

국내 4대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연구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질환별로 분류하면 종양(암)이 가장 많았다. 69개로 전체 후보물질 245개 중 28%를 기록했다. 암 관련 후보물질이 가장 많은 곳은 연구소 중심의 대덕으로 36개를 가지고 있었다.

암에 이어 면역 25개, 감염질환 24개, 소화기와 대사질환 관련 후보물질이 각각 18개 등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했다. 오송의 경우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뇌질환 영역인 중추신경계가 5개로 가장 많았다.

각 클러스터의 특징은 인력 구조에서도 나타났다. 바이오의약 분야 종사자는 송도가 30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업체(CMO)가 다수 있어 생산직 인력이 많았다. 전체의 47%였다. 연구직은 27%를 차지했다. 판교의 인력이 1577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지만 생산직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생산 공장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연구직 비중은 34%로 4대 클러스터 중 가장 높았다. 대덕과 오송의 인력은 각각 1020명과 521명이었다.

성별로 보면 4곳의 클러스터에서 모두 남성 비중이 높았다. 6151명의 종사자 중 61%인 3775명이 남성이다. 오송은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많았다.

대표적인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4곳을 분석한 결과, 각 클러스터가 입지적 특수성에 맞게 특화 발전해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송도는 산업화 단계의 바이오 기업을 발판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판교와 대덕은 초기 임상 단계의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한 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오송은 국책기관 중심의 연구지원 시설을 기반으로 확장이 전망된다.

이계민 < 한국바이오협회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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